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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흥국생명, 법적 공방 시작…업계 "근본적인 구조 개선 필요"

한화시스템 로고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로고 [ⓒ한화시스템]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한화시스템과 흥국생명이 차세대 보험 시스템 구축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인다.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법적 공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가 잦은 과업 변경 때문이라며, 근본적인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화시스템을 상대로 16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 42부에 배당됐으며 한화시스템은 소장을 수령한 뒤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2021년 11월 한화시스템과 369억원 규모의 차세대 보험 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생명의 차세대 시스템은 지난해 3월까지 구축하고, 해당 패키지를 토대로 흥국생명에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다만, 한화생명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며 흥국생명의 차세대 시스템 납기도 지연됐다. 이에 흥국생명은 한화시스템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후 계약금과 중도금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한화시스템은 흥국생명의 차세대 시스템 요건 정의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에서는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았던 데다 사업이 지연돼 불만이 많았다"며 "수정 요청 사항이 일부 있었는데 대부분 누락되며 차세대 시스템이 오픈해도 업무에 지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흥국생명 차세대 시스템 구축 관련해 요건 정의가 불명확해 사업이 지연된 부분이 있었다"며 "한화시스템은 올해 12월 구축 완료 기한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흥국생명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사업이 완료된 후 발주처와 수주처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은 군수통합정보체계 구축을 두고 국방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LG CNS 컨소시엄도 보건복지부와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구축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은 과업 변경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소프트웨어를 다 구축한 다음에도 의견을 좁히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제도의 한계점으로 인해 사업수행 중 지속적인 과업변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내용들이 계약 변경까지 이어지지 않아 부담이 수주자에게 전가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방이 양측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은 흥국생명의 요구 사항마다 추가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 상세 내역을 정리해 기존에 계약된 과업 범위를 넘어서는지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며 "흥국생명 입장에서도 정당한 과업변경이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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