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인력 감축에 이어 인공지능(AI) 사업도 모두 카카오브레인으로 이관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다음 달 중 AI 관련 사업의 카카오브레인 이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몇 달 전부터 AI 관련 인력들이 카카오브레인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그간 이루어진 자연 퇴사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AI담당 조직은 남아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사업에 대해 꾸준히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지난 5월 당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로 내정됐던 이경진 대표는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할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고객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용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카카오 i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와 AI 기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 6월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모여 초거대 AI 기술과 산업 발전에 협력하기 위해 발족한 AI협의체 '초거대 AI추진협의회'에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참여하지 않아 업계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당시부터 AI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카카오 내부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카카오 사내 독립 기업(CIC) 'AI랩'을 분사해 출범했다. 분사 후 외형은 커졌으나 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 5월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기업 산하에 클라우드·검색 등 2개 CIC를 설립한다고 밝혔고, 7월에는 클라우드 외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000여명의 구성원 중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될 조직에 남는 인원을 뺀 나머지 인원을 카카오 계열사로 전환 배치하는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력 감축 규모를 정하지 않았으나 AI 관련 사업을 카카오브레인으로 이관할 경우 관련 인력들을 추가로 감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인력 재배치로 인해 카카오브레인의 수익성 개선은 풀어야 할 숙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이 하락한 이유 중 하나는 AI 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카카오브레인 투자 때문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AI와 데이터센터 관련한 비용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CIO)는 "이번 2분기 카카오브레인 영업손실은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수수료 지출이 증가하면서 전분기대비 확대됐다"며 "하반기에도 AI 관련 연구개발 인력 증가와, 현재 집중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언어 모델 구축에 따른 인프라 수수료 증가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인력재배치로 인건비가 상승하는 부분이 카카오브레인 수익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 중에 있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연구 및 사업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기술 개발 및 사업 진행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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