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내일(24일)부터 방송통신 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대통령 추천 이상인 상임위원 1인 체제로 운영된다. 조만간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도 임명되면 당분간 여권 추천 상임위원들로만 위원회가 운영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5인으로 구성된다. 절반도 차지 않은 2명으로 독단적 의사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의 경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방통위에 따르면 여권 추천 김효재 상임위원(위원장 직무대행)과 야당 추천 김현 상임위원의 임기가 이날 마무리되면서 상임위엔 이상인 위원만 남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여당 교섭단체 1인·야당 교섭단체 2인)은 국회의 추천을 받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여야는 상임위원을 한명씩 추천하게 된다. 여당인 국민의힘 몫인 김효재 위원의 후임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꾸린 방통위원 추천위원회를 통해 김현 위원의 후임을 찾을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없이 오는 25일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21일 이동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에 대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경우 현행법은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하고, 그 안에도 이송되지 않으면 곧바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방위 야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22일 오후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한 상태”라며 “재송부 요청 시한은 24일로, 이때까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청문보고서 없이 그 다음날 바로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야 상임위원이 임명되기 전까진 이동관 후보자와 이상인 위원 2인 체제로 6기 방통위가 운영되는 가운데, 여당이 이 기회를 활용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현행법상 위원회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가 참석하면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5기 방통위에서 지난 2개월 동안 정부·여당 측 2인의 찬성만으로 처리된 안건이 다수로, 합의제 기구라는 방통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효재 직무대행 아래 윤석년 KBS 이사와 남영진 KBS 이사장, 정미정 EBS 이사,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해임됐다.
다만 반대측 상임위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주요 의사결정을 2명의 상임위원이 독단적으로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 순간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합의제기구의 설치 목적을 완전히 부정하게 되고 이는 방통위 뿐 아니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2명만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 합의제 기구라는 방통위의 설치 목적이 완전히 훼손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23일 민주당 추천 김현 위원은 오전 10시, 김효재 위원은 오후 5시20분, 별도의 퇴임식 없이 따로 기자실을 방문해 퇴임 절차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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