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불러온 검색 시장 지각 변동에 네이버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자신감 원천은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통해 쌓아 온 네이버만의 검색 기술 경쟁력이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15일 특허청에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 상표를 출원하고,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큐:는 네이버가 가진 양질의 콘텐츠로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기존 키워드 단위 검색에서 나아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활동은 무엇이며, 이러한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무엇일까요?’와 같이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하는 것이 특징이다. 큐:는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큐:는 ‘창문형 에어컨 스펙을 비교해서 알려줘’라고 입력했을 때, 검색을 중심으로 쇼핑 등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를 확대해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에 쉽게 도달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마존 출신 대화형 AI 전문가로 현재 네이버 서치 US에서 치프 사이언티스트(Chief Scientist)로 근무하는 김용범 박사와 김윤형 MIT 교수가 큐: 서비스 개발을 리드하고 있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상품·콘텐츠·장소 추천 등 다양한 버티컬 영역에서 개인화된 AI 추천 기술을 수년째 고도화해 왔다. 2년 전부터는 AI를 전면에 내 건 ‘에어서치’를 출시하며 AI 기반 검색 체질 변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에어서치를 통해 개인화된 맞춤형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최신 AI 기술들을 검색에 녹이며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스마트블록’ 도입으로 콘텐츠 추천 풍부해져…콘텐츠 클릭률·탐색시간 ↑
에어서치 핵심인 ‘스마트블록’은 사용자가 많이 찾는 검색 결과를 스마트블록 단위로 세분화해 두고,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스마트블록을 자유자재로 조합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스마트블록을 통해 다양한 검색 의도를 가진 검색어에 대해 사용자가 알고 싶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와 개인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결과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정답이 명확히 정해져 있는 질의를 위한 정답형 블록을 통해 가장 빠르게 검색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로컬정보·맛집·패션 등 탐색이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탐색형 블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고 있다. 검색 결과 만족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에 따르면 스마트블록을 통한 콘텐츠 클릭률이 지난달 기준 전년동기대비 10% 늘었고, 다양한 콘텐츠를 탐색하며 머무른 시간도 같은 기간 25% 증가했다.
최근에는 이미지나 동영상, 숏폼 등 다양한 포맷 콘텐츠에 특화된 블록도 새롭게 선보이며 검색 편의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연내 스마트블록을 검색 결과의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블록에는 콘텐츠 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주제별로 나눠 분류하는 기술과 사용자별 적합한 블록을 제공하기 위한 매칭 기술 등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들 기술은 대량의 검색 콘텐츠를 학습해 답변을 제공하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품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다음달 출시를 앞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에도 기대감이 모이는 이유다.
업계는 생성형 AI의 뛰어난 언어이해 및 생성 능력과 네이버 스마트블록의 잘 정리되고 구조화된 정보가 만나면, 여타 챗봇 서비스보다 더 세밀한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는 블로그 등 사용자 생성 콘텐츠 중심이며, 지도, 맛집 리뷰 등 로컬성 정보는 구글이나 챗GPT가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멀티모달 AI ‘옴니서치’·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등 최신 AI 기술 적용도 확대
네이버는 최신 AI 기술도 서비스 곳곳에 확대 적용하는 모습이다. 멀티모달 AI는 스마트렌즈에 적용돼 이미지 검색에 텍스트를 더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보다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에는 멀티모달 AI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쇼핑 검색 영역에 확대 적용해 가구, 인테리어 카테고리 내 약 1억4000여개 상품에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 중이다.
이 밖에도 네이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는 출시 초기부터 검색 영역 적용을 늘리고 있다. 검색어 교정, 검색어 제안을 비롯해 수천만건 쇼핑 리뷰를 한 줄로 요약해 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한,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된 ‘지식인터랙티브’를 출시해 지식 검색 영역에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우선 도입했다.
지식인터랙티브는 작년 3월 첫선을 보인 후, 공룡·골프 주제군에 적용됐다. 초대규모 AI에 3차원(3D),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더해 실감 나는 대화형 검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후 공룡 관련 질의는 41% 증가했고, 골프도 단계별 상세 동작 확인과 팔 각도, 다리 위치 설명 기능 등이 호응을 얻으며 클릭률이 2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AI가 ‘챗GPT’를 출시하며 초기에 기대감을 모았지만, 구글이나 네이버 등 기존 검색 강자들이 쌓아온 데이터와 사용자 피드백을 단기간에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국내 특화된 양질의 검색 콘텐츠와 자사 서비스와의 연동으로 풍부한 답변 제공까지 가능한 네이버가 국내 생성형 AI 검색 시장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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