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9일 열린 엔씨소프트 2023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여느 때와 달리 긴장감이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올해 2분기 성적표가 아쉬움을 넘어 부진했던 탓이다. 엔씨가 그간 말해왔던 부분 중 제대로 지켜진 건 ‘비용 효율화’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엔씨는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모바일 게임 4종 출시 일정까지 조정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던 ‘배틀크러쉬’와 ‘블레이드&소울S’는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고, 올해 핵심 신작으로 꼽혀왔던 PC·콘솔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도 글로벌 동시 출시가 아닌 국내 선출시로 방향을 틀었다. TL 한국 출시 외 아시아 지역 서비스 경우 아마존게임즈와 협의 중이다.
이날 엔씨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신규 게임이 나와서 매출이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닌,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시장잠식)을 보여주면서 더 이상 성장을 만들지 못하는 단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엔씨 성장이 정체된 부분을 뼈아프게 지적한 셈이다. 이에 대해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씨는 큰 틀에서 보면 엔터테인먼트업인데, 이 본질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속도감 있게’ ‘신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이 세 가지가 빠지면 기본적인 경쟁력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하기 위해선 ▲리소스와 이를 할당하는 경영진의 역량 ▲이런 역량을 누적시켜 경험해온 그 경험치 ▲두 가지를 합쳐 플레이 아웃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홍 CFO는 엔씨가 여러 다양한 장르에서 신작을 출시하는 데 있어, 이 세 가지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엔씨 경영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원인 분석을 철저하게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 CFO는 “엔씨는 이러한 변화를 잘 거쳐나가기 위해 전사적인 프로세스 점검, 여러 구조적인 점검을 진행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출시 일정이 계속해서 변경되거나 딜레이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작 출시 일정을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경영진 입장에서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무제표상 무형자산 규모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433억원에서 올 2분기 1209억원으로 약 800억원이 늘어난 데 대해 홍 CFO는 “TL 외에도 엔씨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형태의 무형자산 투자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런 형태의 무형자산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뤄내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글로벌하게 노력,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씨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기준 2023년 2분기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 당기순이익 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30%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57%, 73%, 전년 동기 대비로는 71%, 7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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