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가전은 역시 LG’로 대표되는 과거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겠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조 사장은 가전 중심 기업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앞세웠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바꾸고,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시설·전략투자 등에 50조원을 투입해 그해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LG전자가 사장을 앞세워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한 달 전 중장기 전략을 세웠고, 지주사와 공유했다. 우리가 나가는 방향에 대해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재창조’하는 LG전자…“바꿀 수 없는 것도 바꾼다”
“바뀔 수 있는 것, 바꿀 수 없는 것도 바꿔 보겠다.”
이날 조 사장은 ‘리인벤트(Reinvent, 재창조)’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없겠다는 판단 아래에서 미래 지향적인 사업 구조로 거듭나고, 구성원들의 관료적인 방식을 버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조 사장은 “현장 시장 고객 이해하며 들었던 생각은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 기업이 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대기업이 가질 수 있는 관료적인 방식, 태도를 모두 바꾸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도 바꿔 보자는 기업 변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시장을 우호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기존 사업에서 벗어난 무형 영역에서 성장, B2B에서 기회, 전장 사업 성장 등을 기반으로 하반기에도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영역을 슬기롭게 보안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30년까지 7·7·7 달성…‘무형’ ‘B2B’ ‘신사업’ 키운다
지난 10년 전 2013년, LG전자는 ‘세계 가전 1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출’ ‘전장(VS)사업본부 주력 사업화’라는 목표를 앞세웠다. 조 사장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였지만 10년 후 LG전자는 약속을 지켰다. 특히 VS사업본부는 10조 매출 규모를 가진 LG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진화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재무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확대라는 ‘7·7·7’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100조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LG전자는 3대 성장 동력으로 ▲무형(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을 꼽았다.
향후 LG전자는 3대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M&A나 JV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 사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인오가닉(Inorganic, M&A·JV 등을 통해 새 사업 역량을 마련하는 것)한 방식도 서슴지 않고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형 부문에서는 그간 주력했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조 사장은 “매년 판매되는 LG전자 제품이 1억대에 달하고, 약 5억대가 사용 중이다. 이 제품들을 서비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모수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웹OS가 적용된 TV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그간 축적한 기기, 노하우, 데이터라는 무기가 있다. 이것이 서비스와 결합할 때 폭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 사업은 V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울 계획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VS본부는 연 평균 30%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말 목표 수주 잔고는 100조원에 달한다. 조 사장은 “(VSt사업본부는) LG전자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합작법인(JV) 협력사인 마그나와의 관계도 강조했다. 조 사장은 “JV 파트너인 마그나와 경쟁력을 보안하고, 북미·유럽 등 신규 시장을 확장해 파워트레인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확장하겠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기업 애플망고를 인수합병(M&A)하며 사업 역량 확장에 나섰다. 조 사장은 “LG 그룹 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진단 능력, LG이노텍의 파워 모듈 부품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솔루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LG전자가 보유한 제조 역량과 서비스망, 고객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등에 50조원을 투입한다. 조 사장은 50조원 중 절반은 R&D와 북미 및 유럽에 ‘현지 완결형 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생산지 투자, 나머지 절반은 신사업 등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창원 공장, 테네시 공장과 같은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어 나가 현지 완결형 체제를 완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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