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부터 설비 투입할 듯…내년 1월 가동 목표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인프라 활용 이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공급망 탈(脫)중국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을 통해 주요국이 중국 견제에 나선 데 따른 대응이다.
전구체 내재화 작업이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필수 소재인 양극재 중간재로 전체 원가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 비중이 큰 품목이다. 다만 중국 의존도가 높아 산업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제련 기술을 갖춘 고려아연과 양극재 제조사 LG화학은 손을 잡고 2000억원을 들여 자체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 13일 방문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이하 한국전구체)의 울산 온산산업단지 내 전구체 공장 부지에서는 골조작업이 한창이었다.
한국전구체는 지난해 6월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지분 51%)와 LG화학(지분 49%)이 만든 합작사(JV)다. 참고로 켐코는 지난 2018년에 설립된 회사로 전구체 핵심 원료인 황산니켈을 제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켐코는 한국전구체 공장 인근에서 황산니켈을 양산 중으로 현시점 기준 10만톤 내외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고 있다.
결과적으로 JV를 통해 황산니켈(켐코)-전구체(한국전구체)-양극재(LG화학)-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형성된 것이다.
해당 공장은 작년 7월 착공했다. 현장에서 만난 고려아연 관계자는 “신규 생산라인은 내년 1월부터 가동될 예정으로 올해 7월부터 일부 설비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구체 제조장비는 외부에서 제작 중이다. 건물 공사가 마무리한 뒤 시설을 꾸리는데 제한적이어서 골조 구축 단계에서 장비를 넣게 된다.
수요 기업인 LG화학이 포함된 만큼 완성차업체에서도 한국전구체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벤츠, BMW 등 관계자들이 울산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한국전구체는 공장 가동 시점을 2024년 상반기로 널널하게 설정했다. 비교적 이른 시기인 내년 1월부터 전구체를 양산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온산산업단지 내 고려아연 인프라가 마련돼 있는 덕분이다. 고려아연은 수십년 동안 해당 단지에서 제련 사업을 영위해왔다. 한국전구체, 켐코, 케이잼(음극재 집전체인 동박 제조사) 등 2차전지 소재 기업이 고려아연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활한 재료 공급, 수도 및 전기 활용 등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구체 생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온산제련소는 모든 공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의 경우 자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60% 이상 조달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폐기물 매립 이슈 등은 온산 폐수처리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구체는 하이니켈(니켈 함량 80% 이상) 양극재에 필요한 전구체 위주로 생산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2만톤 캐파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전구체는 오는 2025년 기준 4000억원가량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면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울산시에서 적극 밀어주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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