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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일부 학계 “김남국 코인 의혹, 지금이라도 ‘게임’과 분리해야”

P2E 정의 없는 국내 현행법…게임업계, 각종 규제에 몸살인데 코인 의혹까지 더해져 ‘몸살’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김남국 의원(무소속) 코인 거래 논란이 게임산업으로 번진 이후 좀처럼 잠재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검찰에서 위메이드를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게임학회는 게임업계의 P2E 관련 입법 로비는 물론 위믹스 겨냥에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게임업계와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힘썼던 일부 학계, 전문가들도 학회 공세에 지지 않고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특히 이들의 공통 의견은 지금이라도 해당 의혹과 ‘게임’ 자체를 분리시켜 봐야 한다는 것이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게임학회 행보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들어 학회 차원의 연구보다 근거 없는 의혹을 주장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오히려 산업계나 게임 이용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한국게임학회는 확률형 아이템과 P2E의 연결고리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P2E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등장하고, 이를 접하게 되는 이용자가 있다면 심각한 사행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위믹스 코인은 소위 ‘돈버는 게임’이라고 일컬어지는 P2E 게임과 연동돼 있어 코인 가치가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게임 매출이 늘어나지만, 반대로 P2E 게임이 활성화되면 위믹스 가치가 상승한다는 이유다.

다만 P2E 게임 서비스는 아직 국내에서 실시된 적이 없으며, 관련해 법적인 정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로 P2E 국내 정식 서비스를 해보지 못한 게임업계가 해당 이슈를 짊어지고 가기엔 가혹하다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일부 학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과 P2E 연결고리에 대한 우려 자체가 섣부르며, 이 주장이 처음부터 가능하기 위해선 P2E 법적인 정의 신설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라도 게임 관련 학회들이 힘을 모아 P2E와 관련된 연구 및 결과를 대중 앞에 선보이고, 이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P2E 자체는 ‘돈을 버는’ ‘코인을 만드는’ 등 마냥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진 상태로 알려져 있기만 할 뿐 그 누구도 올바른 정의를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P2E에 대한 정의를 하루빨리 내리기 위해서라도 우리 학계가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P2E가 국내에서 한 번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한 적이 없는데, 사행성 개념이 현행법에서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P2E-확률형 아이템과의 연결고리를 벌써부터 우려하는 건 이르다는 판단이 든다”며 “두 개의 개념이 연결되면 업계를 망친다는 주장보다는 연결고리라는 근거가 돼줄 학술연구나 지표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같은 주장과 의혹 속 가장 곤혹인 것은 누가 뭐래도 게임업계다.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 관련 적극적인 신사업을 펼쳐온 게임 업체가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BM)을 채택한 신작을 내놓으면, 안팎 시선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버전에 쏠린다.

게임사들은 이른바 ‘김남국 코인’ 논란 이전엔 신작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시킨 글로벌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뜻을 적극적으로 내비쳤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대한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거나 관련 발언 자체를 지양하는 분위기다. 각종 규제 속에서도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20조원으로 키우며 한류 전도사로 인정받은 게임업계지만, 현실은 여전히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도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가 법으로 의무화되면서 게임산업 규제 법안이 하나 더 늘었다. 게임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자(확률 공개 주체)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정보를 해당 게임 및 홈페이지, 광고 등에 표시하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에서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을 채택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해당 법안만으로 과도한 결제를 유도하는 사행성 등 확률형 아이템 BM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최근 게임사 동향은 다르다. 새롭게 만드는 게임이나 신규 지식재산권(IP)에 확률형 아이템 BM을 최대한 지양하고 시즌패스 등을 적극 도입해 과도한 결제를 막으며 재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타이틀들도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스토리와 콘텐츠는 물론 다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지속하며 게임성을 강화하고 확률형 아이템과 거리두는 모습이다. 게임업계 전반이 재미를 위해 사행성이나 페이투윈(Pay-to-Win)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오고 있었던 만큼, 김남국 코인 의혹만으로 확률형 아이템과 P2E 요소 접목에 대한 우려 내지는 연결고리 언급 자체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국내 게임산업은 온갖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P2E 게임 국내 서비스가 요원한 상황에서 한국게임학회가 진흥은커녕 근거 없는 의혹과 주장으로 게임업계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학회가 주장하는 의혹들과 게임 자체가 법적으로나 그 무엇과도 무관한데, 업계를 등지는 발언으로 학회 전문성 의혹을 자초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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