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LG화학이 CNT(탄소나노튜브) 4공장 건설을 본격화했다. 차량용 부품 전반에서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CNT 생산량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사업 확대 발판을 넓히겠단 방침이다.
LG화학은 충남 대산에서 CNT 4공장 건설을 착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목표는 2025년 가동, 연간 CNT 생산능력은 현재의 2배 이상인 6100톤이다. 앞서 LG화학이 여수에 증설한 CNT 3공장은 최근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생산량은 1200톤이다. 이를 통해 기존 생산량 1700톤과 합쳐 총 29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CNT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와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소재다.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해 다양한 첨단 산업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반도체 공정용 트레이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등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LG화학이 CNT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업계 전망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용 CNT 시장이 2030년까지 약 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CNT 수요는 2022년 1만4000톤에서 2030년 9만5000톤으로 연평균 약 30%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LG화학의 CNT는 배터리 제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배터리 업체에 양극 도전재 용도로 공급될 예정이며 다양한 산업 분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극 도전재는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다. 리튬이온배터리 전반의 첨가제로 쓰인다. 특히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활물질로 구성된 양극재 내에서 리튬이온의 전도도(Conductivity)를 높여 충방전 효율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CNT를 배터리용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 카본블랙 대비 약 10% 이상 높은 전도도를 구현해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다. 이를 양극재로 채우면 그만큼 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음극재나 전고체배터리 같은 차세대 분야에서도 CNT가 주력 도전재로 검토되고 있다.
LG화학의 CNT 공장은 자체 개발한 유동층 반응기로 생산라인당 연간 최대 600톤까지 양산할 수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단일라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또한 독자기술 기반의 코발트(Co)계 촉매를 사용해 배터리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성이물 함량을 낮추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철(Fe) 촉매는 코발트보다 금속과 자성이물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제품화 단계에서 별도의 후처리 공정을 필요로 한다.
LG화학은 올해 1월 새로운 CNT 용도 개발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전기차 배터리 외 다양한 분야로도 CNT 신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CNT를 첨가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정전도장 플라스틱을 만들어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 3종의 프런트 펜더(휀다)에 공급한 바 있다.
정전도장은 페인트(도료)와 부품에 전기를 통하게 해 정전기의 달라붙는 성질로 색을 입히는 공법이다. CNT의 전도성을 활용하면 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크기나 형상의 제한 없이 균일한 두께로 색을 입힐 수 있다.
이 밖에 CNT는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차폐 보완재로서 사이드미러나 범퍼에 적용되면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후측방경보시스템(BSD) 등 자율주행 기능에서 불규칙한 간섭이 발생되는 신호와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에 전자파 차폐 흡수 용도로 CNT를 공급 중이다.
한편, LG화학은 2011년 CNT 독자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3년 20톤 규모의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2014년 첫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총 300여건의 CNT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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