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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화책은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창…점자로 더 넓어지길”

-엔씨 사회공헌 활동 ‘NC [D&I] PLAY’ 가보니
-신입사원들이 직접 기획한 ‘점자동화책 제작’…“세상을 손으로 보는 아이들에게 선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시각장애인은 오돌토돌 튀어나온 점자를 통해 세상을 읽는다. 이에 점자책은 시각장애인에게 가장 익숙한 매체다. 그러나 점자로 만들어지는 책의 수는 아주 적다. 점자책이 한 해 출간되는 비중은 전체 도서의 0.2%에 불과하며, 가격도 일반도서에 비해 5배 이상 비싸다고 전해진다. 활자로 인쇄된 책을 시각장애인들이 촉각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점자로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잠자책 제작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지난 27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판교 연구개발(R&D)센터 사옥 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사원 약 40명이 모였다. 사내어린이집 웃는땅콩과 NC문화재단이 발간한 ▲바람 ▲난 크고 넌 작다 ▲굴뚝귀신 ▲반짝반짝 빛나요 ▲나는 누굴까? 등 5종의 동화책을 80여권의 점자책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직원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인 이번 활동은 올바른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는 ‘엔씨 위드 플레이’(NC [WITH] PLAY) 일환으로 진행됐다. 구성원들이 주도해 사회에 기여하고 즐거움도 함께 나누는 것이 목표다.


엔씨는 사회공헌 활동 주제가 달라질 때마다 ‘위드’ 부분에 들어갈 이름을 짓는다. 지난달에는 헌혈 캠페인 ‘엔씨 도네이션 플레이’(NC [DONATION] PLAY)를 진행해 혈액 수급 안정화를 도운 바 있다.

이번 점자동화책 제작 행사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진행됐는데, 26일엔 신입사원 100여명이 다함께 점자동화책을 만들었다. 기자가 참여한 이날은, 신입사원은 물론 전체 직원 중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일부 직원들이 함께 했다.


본격적으로 점자동화책 제작에 들어가기 전, 김현주 엔씨 ESG경영실장은 이번 활동에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올해 엔씨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이 아이디어 기획부터 활동까지 직접 나섰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NC문화재단과 웃는땅콩에서 동화책을 계속해서 내고 있는데, 이 책들이 좋은 일에 활용된다는 점과 직원들이 한 땀 한 땀 전부 점자를 찍어 책에 붙이며 점자책을 완성해 기부를 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점자 교육도 간단하게 이뤄졌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는 읽는 방법과 쓰는 방법이 반대여서 생각보다 다루기 어렵다. 이에 세계적으로 문맹률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번 제작엔 표기법을 직관적으로 배울 수 있는 휴대용 점자 인쇄기 ‘볼로기’를 활용했다. 해당 인쇄기는 보이는대로 인쇄가 가능해 점자를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한다.

모두 볼로기를 받아든 뒤 자음과 모음, 약어나 숫자, 문장부호 등을 어떻게 점자로 표기하는 지 안내돼 있는 일람표를 활용해 각자 본인의 이름을 표기하고 연습했다. 이어 각자 담당하게 된 동화책을 받아 함께 앉은 동료들과 함께 한 줄 한 줄 인쇄했다.

이날 직원들은 각자 제작에 집중하면서도, 함께 앉은 사람들과 평소 나누지 못했던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엔씨는 완성된 점자 동화책을 전문 점역사의 검수를 거쳐 5월 중 경기도 내 점자도서관 및 성남시 공공도서관 등 총 7곳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성준(32) 엔씨 나노개발실 커넥트웹개발팀 프론트엔드 프로그래머는 “최근 기업들이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며 캔 음료나 과자 봉지에 점자를 넣는다는 것을 기사로만 접했는데, 실제로 회사에서 해보니 정말 재밌고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며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었는데, 동화책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창이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뜻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오늘처럼 아이들이 동화책을 점자로 읽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싶다”며 “이러한 점에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이규한 ESG 경영팀장은 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부분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대외적으로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이 팀장은 “엔씨가 보여주고자 하는 큰 가치를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해 나누기 때문에 사회공헌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여서, 전사적으로 아이디어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는 따로 없지만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엔씨는 보다 더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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