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나만의 고객가치를 묵묵히 몸소 실천해 주신 여러분 모두가 LG의 자랑이다.”
LG는 지난 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제품, 기술, 서비스 등에 대한 혁신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격려하고 전파하는 ‘2023 LG 어워즈’를 개최했다고 5일 발표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취임 후 경영 화두로 ‘고객가치 실천’을 제시하고 해마다 이를 구체화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LG는 그룹 차원의 혁신상인 ‘LG 어워즈’ 또한 고객가치 관점에서 혁신적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를 통해 성과를 낸 사례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LG 어워즈는 심사부터 시상 부문, 상 명칭, 시상식 진행 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LG는 철저하게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 심사를 진행하고, 어워즈의 주인공인 구성원들이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구성했다. 수상자(768명)를 비롯해 15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구 대표는 또 “거창한 기술이나 우리의 만족을 위한 사업 성과가 아니라, 고객 한 분 한 분의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LG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LG 어워즈가 추구하는 혁신의 목표와 방향”이라며 “회사와 사업의 성과는 이런 고객을 위한 노력과 도전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LG 어워즈에는 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를 통해 지원한 17명의 MZ세대 고객이 직접 심사에 참여했다.
심사에 참여한 MZ세대 고객들은 ‘언뜻 보면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편함을 찾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내며 적극적으로 심사에 참여했다.
MZ세대 심사단 고객 대표 2명은 이날 LG인화원에서 열린 시상식에도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고객 감동 대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고객 대표 박성현군(고려대, 2학년)은 “상을 받는 분야와 이야기는 모두 다르지만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광모 대표도 “오늘은 특별히 아주 귀한 손님들을 모셨다”며 고객 대표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LG는 고객의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기준으로 시상하는 LG 어워즈의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상의 명칭과 시상 부문을 변경했다.
LG는 상의 명칭을 ‘고객 감동 대상’(前 일등LG상), ‘고객 만족상’(前 우수상), ‘고객 공감상’(前 특별상)으로 변경했다.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만족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즉, 고객의 입장에서 상의 명칭을 정한 것이다.
LG는 또 올해 혁신적 고객가치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 활동에 대해 시상하는 ‘미래 혁신 부문’(前 시장 선도 부문),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등으로 고객경험을 혁신한 활동 중심의 ‘경험 혁신 부문’(前 고객접점 부문), 새로운 시스템이나 소재 등으로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활동 중심의 ‘기반 혁신 부문’(前 기반 프로세스 부문), 매장이나 고객센터 등 고객접점에서 고객가치를 실천한 활동에 시상하는 ‘고객 감동 실천 부문’(前과 동일) 등 4개 부문에서 LG 어워즈를 시상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구성원들이 주인공이 되어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구성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며 “여러분의 실천과 도전들이 인정받고 더 큰 기회와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주로 경영진이 시상했던 이전 행사와 달리 올해 LG 어워즈에는 지난해 수상자들이 시상자로 나서 구성원들에게 더 큰 의미를 전달했다.
이날 LG인화원에 모인 400여명의 구성원들은 시상식이 열리기 전 수상자들을 위해 마련된 스탬프 미션 투어, 보물찾기,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300여명의 수상자들과 800여명의 일반 구성원들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구성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LG인화원 곳곳을 자유롭게 다니며 ▲수상 소감(감사 편지) 남기기 ▲올해 어워즈의 고객 감동 대상 예측하기 ▲포토월에서 기념 촬영 ▲LG 어워즈 참여 인증샷 찍기 ▲LG인화원에 숨겨놓은 보물 찾기 ▲고객가치 특강 듣기 등 6개의 미션을 수행하고 도장을 받는 ‘스탬프 미션 투어’를 진행했다. 미션에 성공한 구성원들은 추첨을 통해 ‘LG 룸앤 TV’, ‘LG 그램 View’ 등의 상품을 받았다.
LG전자 차정연 선임은 “같이 고생한 팀원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벤트에 참여하며 추억을 쌓았다”며 “대학교 시절 축제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 이시행 리더는 “오늘 제대로 축하를 받으면서 스스로 한일에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미래 혁신 ▲경험 혁신 ▲기반 혁신 ▲고객 감동 실천, 4개 부문에서 5개팀이 최고상인 ‘고객 감동 대상’(前 일등LG상)을 수상했다.
특히 기술력이나 사업적인 성과와 무관하게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심사를 진행해 최고상을 선정했다.
대표 사례가 과일나무 화상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던 농가를 도운 ‘팜한농팀’이다. 경험 혁신 부문에서 ‘고객 감동 대상’을 수상한 팜한농팀은 과일나무의 ‘화상병’을 막는 안전한 바이오 방제 솔루션을 개발했다.
화상병은 2015년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으로, 감염된 나무는 줄기와 입이 불에 탄 것처럼 까맣게 변해서 죽는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감염되면 해당 나무는 곧바로 매몰되고, 심할 경우 과수원 전체가 폐쇄되어 5년간 과일을 재배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화상병으로 인한 피해만 2,700억원이 넘고 10,000ha(여의도 3배 이상 면적)에 달하는 과일나무가 매몰됐다.
이전까지 화상병 전용 제품이나 방제 대책이 없어 농가에서는 일반 방제약을 중구난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경우 일반 방제약이 오히려 과일나무의 꽃이나 열매를 맺히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팜한농팀은 화상병 전용 바이오 방제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한편, 어떤 시기에 어떤 방제약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솔루션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대표 수상자로 나선 팜한농 오태현 팀장은 “농민들에게 화상병은 폐원 선고나 다름없다”며 “우리가 얼마의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국가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냐는 숫자보다 크게 상심했을 고객들이 다시 웃음을 찾게 해드린 점이 너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객들의 제품 사용 경험을 혁신해 고객 감동 실천 부문에서 ‘고객 감동 대상’을 받은 LG전자 고객가치혁신실의 박세라 선임연구원과 강석환 책임의 사례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박 선임연구원과 강 책임은 장애인 자문단을 만들고 의견을 청취해 장애인들의 크고 작은 불편사항들을 개선했다. 두 사람의 노력으로 시력이 약한 고객을 위해 점자 스티커가 개발되고, 운동 능력이 부족한 고객을 위해 휠체어에 앉아서도 버튼 조작이 가능하도록 조작부의 위치가 변경된 제품들이 판매될 수 있었다.
박 선임연구원은 “고객경험을 혁신하는 뛰어난 제품들이 많은데 신체적 조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일한 경험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며 “직접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고객들을 만나 공감하면서 모두에게 편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 밖에 경쟁사 대비 뛰어난 화질과 개선된 시야각, 낮은 소비전력을 갖춘 몰입도 높은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팀’이 미래 혁신 부분에서, 일반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품질을 갖춘 친환경 소재(재생 플라스틱)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LG화학팀’은 기반 혁신 부문에서 고객 감동 대상을 수상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사업부의 남기웅 책임도 노트북 제조사와의 공동 분석을 제안해 배터리 수명을 개선해 고객 감동 실천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배터리 보증 기간이 지나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없었지만 제조사와 협업해 적극적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 해결에 나선 것이다.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고객 감동 대상’ 5팀을 비롯해 ‘고객 만족상’ 65팀, ‘고객 공감상’ 42팀 등 총 112팀이 LG 어워즈를 수상했다. LG는 전체 수상 규모를 미리 정하지 않고 심사를 하고 있는데 구성원들의 고객가치 실천 노력이 이어지면서 해마다 수상팀이 늘고 있다.
LG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2년 전에 비해 수상팀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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