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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품은 큐텐, 직구 ‘강자’ 노리나...돌아온 구영배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큐텐 행보에 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다. 지난해 티몬을 인수한 큐텐이 올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 위메프까지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규모의 경제’만으론 우위를 갖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 큐텐 구영배 대표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 구영배 대표는 이달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개인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위메프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그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행보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위메프는 지난해부터 투자유치 기회를 얻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만나고 있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를 큐텐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했다. 이후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 위메프 인수설이 나오자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또 한 번 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점유율은 각각 4%, 3% 1%대다. 세곳이 큐텐으로 모일 경우 큐텐은 단숨에 1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 1,2위인 네이버와 쿠팡 점유율이 1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현저히 줄게 된다.

다만 현 이커머스 시장은 단순히 점유율이 높다는 것만으론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마트가 지마켓(전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한 후 SSG닷컴과 함께 점유율이 급등, 네이버·쿠팡과 어깨를나란히 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차별화 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큐텐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위메프를 인수하더라도 국내 업체들과 비슷하게 경쟁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효율성을 위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건 필요하지만 점유율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큐텐이 단순히 물리적 결합을 통한 ‘숫자’를 목표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큐텐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주체가 다름 아닌 구영배 대표이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2000년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던 중 사내벤처로 G마켓을 창업, 2009년 미국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이베이와 합작법인 큐텐을 만들면서 최대 10년간 국내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업금지(경쟁업종 금지) 기간이 끝나면서 구 대표는 다시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한 셈이다.
큐텐 구영배 대표
큐텐 구영배 대표
사실 큐텐이 인수했거나 인수설이 나오는 플랫폼들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상태다. 2021년 기준 티몬과 위메프는 매출이 전년대비 줄고 적자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도 전년대비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 큐텐이 가진 해외직구 리소스, 판매 네트워크 등은 이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큐텐 정확한 재무구조는 베일에 쌓여 있으나 2010년 싱가포르에서 자리잡은 이후, 아시아 통합 시장을 목표로 성장 중이다. 큐텐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등 6개국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총 11개 언어로 24개국에 제품 판매·배송을 제공한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큐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한국 제품이 중국발 온라인 상품에 만족하지 못하던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물류 전문 계열사 큐익프레스를 통해서도 기존 2~3일 걸리던 배송일을 당일 또는 익일로 줄였다. 큐익스프레스는 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을 포함 전세계 15개국에 인프라를 운영하며, 이커머스 셀러에 빠른 현지 배송과 효율적인 재고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직구 시장은 아직 대중적이진 않지만 셀러들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중개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국내에 속한 해외직구 사업자들이 아닌 현지 셀러들과 직접 거래할 수 있고, 국내 셀러들 역시 ‘역직구’로 해외진출을 꾀할 수 있다. 큐텐이 이미 해외고객과 풀필먼트를 보유한 만큼 국내 셀러 해외직접 수출 길이 단번에 열린다.

실제 큐텐의 티몬 인수 이후, 가장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는 티몬 해외 직구부문이다. 크로스보더 플랫폼 큐텐 상품력과 큐익스프레스 인프라를 활용해 직구 서비스 전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티몬 ‘Qx프라임’을 통해 티몬 입점 파트너는 큐익스프레스 파트너로 자동 유입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해외직구 비중은 미국·일본 등이 높긴 하지만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것을 보면 그만큼 ‘가성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결국엔 직구와 국내 상품 구분 없이 구매하는 걸 기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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