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27일, 다시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디지털기본자산법이 상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디지털기본자산법은 몇 번이나 법안소위에서 의원들의 입에 오르지조차 못했는데요. 다른 법안을 다루다가 해당 법안의 중요도가 후 순위로 밀렸기 때문입니다. 민생을 다루는 법안이 가상자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일은 아닌데요.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 등을 감안하면 뒷짐 지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시장인데요. 이런 사정상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디지털기본자산법은 그동안 주간블록체인에서 심도있게 다뤄온 만큼, 논의를 생략하고 지난주 눈에 띄었던 이더리움 킬러 블록체인에 얽힌 스토리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산 이더리움 킬러체인 클레이튼, 지속가능 토크노믹스 추구
카카오 클레이튼 재단이 지속가능 한 메인넷 생태계를 위해 기축 코인 클레이(KLAY) 유통 물량 조절에 나섰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클레이 보유자들한테는 호재입니다. 주식이 소각을 통해 가치를 높이듯, 역시 코인 총량을 줄여서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뼈대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체 발행량의 절반 가까운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에 큰 변화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유통 물량 계획을 알아보기 전에 클레이튼의 역사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클레이튼 체인은 몇 개 안 되는 국산 체인인데요. 또 카카오에서 영위하는 블록체인 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카카오 후광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플랫폼이라는 것은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또 완전히 탈중앙화된 방식이 아니라 어느 정도 중앙화된 결정을 허용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 모의 연구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죠.
하지만, 클레이튼은 초반에 강점으로 내세웠던 처리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장시간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려왔습니다. 특히 유명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와 무브투언(M2E) 서비스 코인워크 등이 차례로 클레이튼을 이탈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겼습니다. 이른바 탈클레이튼 현상이었죠.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많아져야 자연스럽게 체인 가치가 올라가는데, 반대로 서비스들이 이탈하면 가치가 하락합니다. 여기에 더해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해왔던 위메이드가 자체 메인넷을 구축한다고 하면서 또 하나의 고객을 떠나보내게 됐습니다.
우선 클레이튼은 시스템 다운 현상을 겪으며 대량 트래픽이 몰릴 때마다 오류가 나타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데다가 지난해 초에는 강점이었던 저렴한 수수료(가스비)를 30배 인상한다고 하면서 급속도로 인기가 사그라드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30배 인상이라고 하더라도 이더리움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만, 기존에 100원 짜리 과자가 300원이 됐을 때 부담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이후 가스비를 다시 낮추고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변동되는 가스비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했죠. 이런 상황에서 기축코인인 클레이 역시 한때 100원대까지 하락하며 전성기 5000원 가까이 됐던 시절과 비교해 처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겪었던 클레이튼은 '클레이튼2.0' 생태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클레이튼 2.0은 카카오 싱가포르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에서 진행하고 있죠. 클레이튼은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으로서 사업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버스 개발자들을 위해 오픈 소스 개발 인프라를 패키지로 잘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네요. 클레이튼은 여러 부진을 털어내고 웹2 게임사나, 이더리움 기반 많은 프로젝트가 클레이튼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목표입니다.
이 가운에 클레이 가치 제고 일환으로 클레이 토크노믹스도 발표됐다고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구체적으로 재단은 클레이 미유통 물량 총 72억8000만 개의 73%에 달하는 52억8000만 개의 소각 계획을 세웠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의 특성상, 하향식 결정이 아닌, 다수 동의에 의한 의사결정을 하게됐는데요. 재단은 거버넌스카운슬(GC) 투표를 통해 클레이 소각 계획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번 투표는 국내외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31개 GC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요, 투표는 오는 28일 오후 11시59분에 끝나겠네요.
일단 재단은 지속가능한 토크노믹스를 위해 공급 대비 수요 확대 요인을 늘리겠다는 전제를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위에 언급했듯 미유통 물량 92억8000만 개 중 52억8000만 개 클레이를 선소각 하겠다고 합니다. 나머지 20억개 클레이는 클레이 가치제고 리저브로 분류하고, 3년 간 사업에 활용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동안 마땅한 투입처를 찾지 못하면 20억도 전량 소각한다고 합니다.
원래 클레이튼 메인넷이 2019년에 출범할 당시 클레이 총물량은 100억 개였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클레이는 31억개인데요. 재단 설계대로라면 한 해 동안 약 2억 개 클레이가 더해지는 인플레이션 구조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토큰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소각을 통해 토큰 희소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국내에서 소수 메인넷 체인 중 하나기 때문에 꾸준히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일단 클레이(KAY) 가격은 7일 전과 비교해서 10% 넘게 올랐습니다. 기축 토크노믹스에 투자자들은 화답하고 있네요.
◆이더리움 킬러체인? 솔라나, "포크 직전에서 체인 재가동"
이더리움 킬러체인으로 솔라나는 늘 이름을 올렸는데요. 솔라나 역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속도라는 강점을 가지고 시장에 출격했죠.
하지만, 솔라나를 둘러싼 기술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주말 솔라나 네트워크 트랜잭션이 갑자기 느리게 처리되면서 코인원과 코빗 등 국내 거래소들이 솔라나 계열 토큰 입출금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원인은 솔라나 포크(fork)였는데요. 포크는 개발자들이 하나의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통째로 복사해 독립적인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포크를 왜 했는지 일단 살펴봐야 하는데요. 앞서 언급했던 그동안 솔라나 체인은 블록 생성 중단과 속도 저하 문제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트래픽 관리 방식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크를 한 것이죠. 하지만, 모든 선택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듯, 솔라나도 포크 이후 도리어 체인 트랜잭션 처리량이 급감했는데요.
강점이었던 초당처리속도(TPS)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면서 이로 인해 솔라나 네트워크가 거의 모든 온체인 활동이 동결됐습니다. 이를 두고 솔라나 측은 새 버전 솔라나 코드에서 버그가 발생했다고 보고 다운그레이드를 결정했죠. 그럼에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아 포크 직전 시점에서 체인 재시작을 결정한 것이죠.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을 제치고 한때 1위를 차지할 만큼 촉망받았지만, 안정성 문제가 좀체 해결되지 못하고 있네요. 시장에 등장한 후 솔라나 체인은 솔라나 기반 디앱(DApp)과 지갑, 탈중앙화거래소(DEX) 등에서 꾸준히 해킹사고를 겪었습니다. 트랜잭션을 병렬로 처리하는 솔라나 취약점을 활용한 디도스(DDoS) 공격, 네트워크 속도지연, 바이낸스 출금 문제 등이 솔라나를 괴롭혀 왔습니다. 특히 가스비를 낮추고 빠른 속도를 가져가는 대신, 트랜잭션 당 수수료가 상당히 저렴한 솔라나는 대량으로 트랜잭션을 일으키는 디도스 공격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클레이튼 측이 클레이튼을 두고 안정성 문제를 지적받을 때마다, 솔라나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안좋은 의미에서 시총 규모가 적은 체인이 비교대상으로 솔라나를 꼽았으니 굴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7분 기준 솔라나(SOL) 시총은 87억달러 수준인데요. 스테이블코인 포함 전체 시총 11위에 올라있습니다. 클레이(KLAY)가 약 9억4000달러로 55위에 자리잡고 있네요.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FTX가 파산하면서 솔라나 체인기축코인인 솔라나(SOL)도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와 그가 이전에 세운 가상자산 투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솔라나를 후원하고 상당량 보유했던 영향이었습니다.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그래도 솔라나 체인의 펀더멘탈은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코인데스크는 보고서를 통해 솔라나 체인의 기술적 가치는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트랜잭션 처리 속도, 비용, 확장성 등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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