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를 위한 제3자 제공 추가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이용목적’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또한, 선택 동의 사항을 필수 동의 사항으로 구성하고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고학수, 이하 개인정보위)는 8일 제2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600만원 과태료 부과 및 시정명령과 개선권고를 의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를 위한 제3자 제공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선택 때 제3자 제공 동의 알림창이 나타나도록 구성했다. 이 때 개인정보 이용목적을 ‘서비스 내 이용자 식별, 탑승 관리 및 운영 전반’으로 기재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제공 동의로 오인했을 소지가 크다. 또, 해당 고지 문구로 이용자 제공 동의를 받으면 자율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제공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용자인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현실적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이용 목적’을 명확히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제2항을 위반한 부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이용자가 제3자 제공에 추가 동의하지 않거나 ‘나중에 하기’를 선택할 경우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제공을 거부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2조제5항에 따르면 선택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사항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작 전에 이용자에게 미리 제3자 제공 동의를 요구했다. 관련해 개인정보위는 정보주체 권리 보장을 위해 개인정보가 실제로 필요한 시점에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받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어 개선권고를 결정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택시를 위한 제3자 개인정보 제공을 필수 동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개인정보위는 자율주행 택시 정의엔 기사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카카오T 택시 경우, 종류에 상관 없이 기사가 있다. 이에 탑승지와 도착지 정보는 이들 기사에게 전송된다. 반면, 자율주행 서비스 목적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은 택시기사가 아닌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는 회사로 제공된다.
이처럼 실제로 유형이 다름에도,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이용자에게 필수 동의를 받는 행위는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선택적 동의사항이 알맞다는 것이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제공 예정된 정보는 탑승지, 도착지, 휴대전화 번호 정도로 보이며, 자율주행 택시 운영사에게 실제로 넘어가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동의 인원은 전체 550만명 정도 되는데, 조사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동의 행위 자체를 완전 무효화해 원상복구했고, 동의 관련 기록 등을 삭제하고 기존 서비스 이용에 문제 없도록 조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추후라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이용자 또는 제3자에게 관련 정보가 제공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추가적으로 제재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양청삼 국장은 “개인정보처리자는 신규 서비스 도입 또는 기존 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동의를 받을 경우, 정보주체에게 개인정보 이용목적을 쉽고 명확하게 알리고 동의화면을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선택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사항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