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주요 성장기업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면서(高) 적기에 IPO를 진행(GO)하는 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데일리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 IPO 준비 과정을 집중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가 다음 달 코스닥 상장을 위해 속도를 낸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컬리 등 다수 기업이 상장을 연기한 가운데, 오아시스는 올해 첫 조 단위 대어로 꼽힌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 분위기 전환을 위해 관련 업계에서도 상장 흥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7일 오아시스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IPO 흥행을 위해 전날 로드쇼 절차를 시작했다. 다음 달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4~15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중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으로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3만500~3만95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597억원~2068억원 규모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간사다.
오아시스 상장은 증권·이커머스 업계가 함께 주목하고 있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로 꼽히는 데다 같은 새벽배송 업체인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적의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SSG닷컴과 11번가도 오아시스 행보를 살피며 참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버티컬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이커머스 첫 타자인 만큼, 흥행한다면 다른 상장 준비 중인 기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모델이나 실적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오아시스 흥행은 이커머스 ‘성장성’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동종업계에선 오아시스 코스닥 상장 이후를 더 주목하고 있다. 상장 후 주가가 올라야만 투자자나 주주들에 ‘성공한 IPO’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연기를 결정한 다수 기업의 공통점도 꾸준한 주가 상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요인이 컸다.
오아시스 강점은 꾸준한 흑자경영과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생산자 직소싱 네트워크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먼저 운영했다. 이후 2018년 온라인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하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2019년 1423억원이던 매출액은 2021년 3569억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58% 성장률을 보였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6억원과 57억원으로 지속적인 수익성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19.8%. 78.4% 증가했다. 30~5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카페 등으로 입소문 나면서 광고선전비를 축소한 점도 수익성 제고에 기여했다.
동시에 오아시스는 모회사 지어소프트와 협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특허출원한 모바일 앱 기반 물류 자동화 시스템 ‘오아시스루트’가 대표적이다. 그간 물류센터 효율을 높이는 데 사용했지만 무인 자동화 매장, 도심형 MFC(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등에 적용하면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다. 아마존이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수익을 내는 것처럼 자체 기술 상용화르 추진하는 셈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오아시스는 주요 경쟁사인 쿠팡·컬리 대비 적은 취급상품 수(SKU)다. 오아시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신선식품 SKU만 비교하면 오아시스는 5000여개로, 쿠팡·컬리(8000여개) 대비 적다. 상품 수가 적을수록 소비자 선택 폭이 좁아진다는 의미다.
이에 오아시스는 “국산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기존 상품성을 유지하며, 가공식품·비식품군 확대 등 품목 확장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퀵커머스, 오프라인 무인 자동화 매장도입, 결제대행업체(PG)사업 진출 등을 계획 중이다. 대표적으로 퀵커머스 사업은 종속회사인 주식회사 ‘브이’를 통해 진출한다. 현재 모바일 앱을 구축하고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상장을 이후 오아시스는 자금을 투입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국구로 확대하기 위해 공모자금 중 580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서울·경기권·충청권에 이어 경상권 공략을 위해 언양에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했다. 이후 경상권 제2물류센터와 충청권 및 전라권에도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3년 후인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부지를 확보하고 설비투자 및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수도권 지역 위주로 운영 중인 53개 오프라인 매장은 매년 10억 예산을 투입해 무인 자동화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2025년까지 매년 10개 매장에 대해 무인결제 시스템 도입을 진행한다. 또한 청과 업체나 자동화 기반 기술업체, 배송업체 등 오아시스와 시너지 낼 수 있는 회사 인수도 적극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 측은 “본격적으로 성장할 준비를 마치고 상장을 통해 더 크게 도약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