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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한파 속 1.2조원 실탄 장착한 카카오엔터...글로벌 무대로 전진[종합]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업계에 불어닥친 투자 혹한기를 뚫고 1조원이 넘는 글로벌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카카오 공동체뿐만 아니라 국내 콘텐츠 기업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을 견인하겠다는 정부의 K-컬처 성장 전략에 발맞춘 행보라는 것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 설명이다.

12일 카카오는 종속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M&A) 자금 조달을 위해 1조153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보통주 452만3354주를 발행, 해당 신주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UBLIC INVESTMENT FUND)와 싱가포르 유한책임회사 피랩인베스트먼트(PWARP INVESTMENT PTE)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1.2조 투자금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문체부도 활짝=이번 투자 유치 성과를 두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스토리·미디어·뮤직 등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재산(IP)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만여개 웹툰·웹소설 오리지널 스토리 지적재산권(IP) ▲7만여곡 음원 라이브러리 ▲아이돌·배우 등 다양한 소속 아티스트를 포함한 음악과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 ▲플랫폼 네트워크에 기반한 글로벌 유통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산업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다.

이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유치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해외 투자유치를 계기로 K-콘텐츠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문체부는 투자유치 의의에 대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글로벌 펀드가 한국 콘텐츠 기업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K-컬처 위상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 간 한-사우디 정상회담에 따른 외교적 성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K-콘텐츠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가 그리는 스토리·미디어·뮤직 사업 청사진은?=각 부문의 글로벌 청사진도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먼저 스토리 부문은 북미와 아세안, 중화권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으며, 향후에 각 지역에서 빠른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 아래 본사 주도 리더십을 통한 공격적인 IP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시작은 K-웹툰과 웹소설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북미에 타파스·래디쉬·우시아월드 3개 플랫폼을 아우르는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여기에 10만여명 현지 창작자들과 협업은 물론, 노블코믹스(Novel-Comics)·삼다무(3시간마다 무료) 등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를 결합해 현지 웹툰·웹소설 시장 성장을 이끌고, 북미 영상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다.

미디어 부문은 프리미엄 콘텐츠 기획 및 제작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기 오리지널 스토리 IP를 새롭게 재해석, 세계관 확장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톱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콘텐츠의 제작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올해에만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디즈니플러스 ‘최악의 악’ ▲넷플릭스 영화 ‘승부’ 등 다양한 라인업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 예능 스튜디오도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시도할 예정이다.

마지막 뮤직 부문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음원과 아티스트 기획·제작·유통을 아우르는 사업으로 글로벌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음원 유통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추진하며 음악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또한 음악 멀티 레이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 해외 투어와 프로모션, 해외 음반 발매 등 글로벌 활동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K 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며 “카카오가 보유한 디지털 네트워크 노하우와 K-콘텐츠를 융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 투자 유치금으로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앞서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연예기획과 음원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2021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분 가치에 대한 양사 견해 차이로 논의는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투자금 운용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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