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8일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3년 간의 경영 성과와 향후 3년 간 KT를 이끌어갈 비전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오늘(13일) 구 대표와 2차 면접을 진행한 뒤 늦어도 16일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당초 위원회는 8일 면접 이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심사위에 참여한 이사 일부가 연임 적격에 대한 이견을 제시해 추가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 적격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CEO 후보에 오른 뒤 최종 승인 절차를 밟는다. 재선임 통과 시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 더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KT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987년 KT 연구원으로 입사해 34년간 KT맨으로 근무한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KT CEO로 취임 이후, 기존 통신회사 이미지가 강했던 KT를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KT의 기업가치는 3년 만에 45%가량 증가했다. 취임 전 약 6조9000억원 수준이던 KT 시가총액은 지난 8월 1일엔 약 10년 만에 10조원대를 넘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6조4772억원, 영업이익은 18.4% 증가한 4529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구 대표 스스로도 지난달 16일 AI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지코 전략을 통해 지난 3년간의 변화가 끝이 아닌,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KT를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연임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1만6000여 명)가 속한 노동조합이 지지의사를 밝힌 것도 연임에 힘을 싣고 있다. 노조는 “구 대표는 10여 년만의 내부출신 CEO”라면서 “대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 등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도 존재한다. KT 전·현직 임원들은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고, 일부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불법 후원 당시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 대표는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KT 지분 10.35%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표심도 내년 주총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