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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추격 '이중고'…삼성·SK, 초격차 기술 '승부수' [IT클로즈업]

- 전·후공정 동시 개선…똑똑한 메모리, 가성비 메모리 등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부진이 길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 메모리 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16.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D램과 낸드플래시의 매출은 각각 742억달러, 594억달러로 전년대비 18.0%와 13.7%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중국 YMTC 등의 추격도 거세다. 특히 마이크론은 차세대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고 YMTC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등 국내 메모리 기업을 위협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합산 점유율은 63.8%로 1분기(73.8%), 2분기(68.9%)에 이어 재차 하락했다. 이에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8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9.8% 축소했다.

9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자국 업체를 키우려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한국 기업의 몫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과거보다 메모리 기술 격차가 좁혀진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위기와 우려 속 국내 양대산맥이 택한 방법은 기술력 강화다. 압도적인 실력을 갖춰 경쟁사가 쫓아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9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최근 들어 메모리 기술 차이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 “예전보다 연구개발(R&D) 투자가 적었던 것 같다. 인력, 개발 등에 자원을 더 투입해서 격차를 다시 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두 회사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지능형 메모리(PIM)와 고대역폭 메모리(HBM)이 대상이다. 두 제품은 서버 등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병목현상을 최소화하기 고안됐다.

PIM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신 일부 연산을 처리하면서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HBM은 프리미엄 패키징, 입출력 집적도 및 향상 등이 이뤄진 초고속 메모리로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쓰인다.

삼성전자는 둘을 결합한 HBM-PIM, SK하이닉스는 PIM 기반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GDDR)6-엑셀러레이터인메모리(AiM)를 개발한 바 있다. 양사는 올해 4세대 HBM(HBM3)을 연이어 생산 돌입하는 등 해외 메모리 제조사와 기술적 거리두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후공정 기술에서도 실력 발휘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GDDR6에 첨단 패키징인 팬아웃(FO)-웨이퍼레벨패키지(WLP)를 도입한 ‘GDDR6W’ 개발 소식을 전했다. FO-WLP는 인쇄회로기판(PCB)가 아닌 실리콘 웨이퍼에 칩을 실장하는 기술로 배선 패턴 미세화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능은 높이고 두께는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FO-WLP를 접목해 대역폭과 획기적으로 늘렸고 방열 기능도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서버용 D램인 ‘DDR5 MCR 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 샘플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MCR DIMM은 여러 개 D램을 기판에 결합한 모듈 제품이다. 모듈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다. 랭크는 D램 모듈에서 중앙처리장치(CPU)로 내보내는 기본 데이터 전송 단위의 묶음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제품은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이상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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