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거래규모 기준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였던 FTX의 파산사태가 북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립 계획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한미경제연구소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가상자산을 통해 외화를 버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FTX의 몰락이 북한의 암호화폐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북한) 정권의 암호화폐 의존도가 높다"라며 ▲북한의 암호화폐 자산 가치 감소 ▲암호화폐 업계의 보안 강화 ▲암호화폐 관련 규제 강화 등 변화가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외화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봉쇄정책까지 펼쳐 왔다. 이에 2020년과 2021년 북한의 연간 수출 규모는 수천만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 정도였다.
그 대신 북한이 눈을 돌린 곳은 암호화폐 인프라다.
실제로 북한은 해킹 등 악성 사이버 공격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편취하고, 암호화폐로 돈세탁을 하는 수법으로 외화를 벌고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인어낼리시스'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에 약 3억 달러(4천억 원), 2021년에 약 4억 달러(5천억 원)의 암호화폐를 탈취했으며, 지금까지 10억 달러(1조3천억 원)를 훔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난 17일, 북한이 해킹 등 사이버 활동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돈을 챙기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즉, 거래소나 기업 등의 해킹으로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불법활동이 북한에게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FTX 붕괴로 인한 업계의 변화는 북한에게 ‘최악의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한편으론, 북한이 돈을 훔치고 돈세탁을 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허점이 줄어들면서 북한이 추진중에 있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 함께 국제 사회의 안보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