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제2의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 문턱을 넘었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정보통신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를 열어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포함한 총 5건의 법안을 심사·의결했다.
국민의힘 박성중·최승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은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대상인 주요방송통신사업자에 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를 포함하고, 데이터센터 보호와 부가통신역무 확보에 관한 사항을 기본계획에 담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지난 2018년 11월 KT 아현국사 화재를 계기로 통신 인프라에 관한 의무 필요성이 커지면서 박선숙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같은 내용이다. 당시 이 법안은 국회 과방위를 통과했으나 이중규제 반발에 부딪혀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등 주요 서비스가 127시간30분(5일 7시간30분) 동안 먹통이 되는 장애가 발생, 국민 상당수가 불편을 겪으면서 국회 내부에서는 관련 법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특히 플랫폼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단 분위기가 급물살을 탔다. 카카오·네이버 등 주요 부가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주요방송통신사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재난관리계획을 적용받고 있지 않단 지적이다.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실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재난 발생에 따른 대규모 서비스 장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하는 주요방송통신사업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다만 “부가통신사업자의 대부분이 국내 중소기업이고, 기간통신역무에 준하는 부가통신역무 제공사업자를 포함하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인 점을 고려할 때, 부가통신사업자의 범위 설정이 중요한 쟁점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개정안에 담긴 규제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한국 데이터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데이터센터 운영자나 부가가치서비스 운영자가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른 규제를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과방위는 이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도 함께 의결했다.
이 법안은 카카오처럼 데이터센터를 임차해서 사용하는 사업자도 데이터센터 보호조치 의무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임차해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보호조치 의무가 없고, 서비스 중단 등 장애가 발생해도 보고 의무 등이 없다는 점을 보완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2소위를 통과했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정기적인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 이행 현황 관련 자료, 트래픽 양 현황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제출토록 하고, 국내 대리인의 업무 범위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이행을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한편, 이날 과방위 2소위는 여당인 국민의힘 불참 속에 이뤄졌다. 여당은 2소위원장 결정을 야당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데 항의하며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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