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호성적 이끈 석유 부문, 전기비 영업익 대폭 감소
- SK온, 사상 최대 매출… 4분기 흑자전환 어려울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분기 성적을 공개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2분기보다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이 악화했다. 주력인 석유 사업이 부진한 탓이다. 그나마 윤활유 및 배터리 사업 선전으로 일부 상쇄했다.
3일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회사는 이 기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매출액 22조7543억원 영업이익 7039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4.31% 전년동기대비 82.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9.78% 상승, 전년동기대비 5.28% 하락했다.
지난 분기와 이번 분기의 가장 큰 차이는 석유 사업이다. 각국 긴축기조 강화 및 중국 수출쿼터 발표 등이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 석유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7691억원, 3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대비 1조9126억원이 축소했다.
4분기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정제마진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 제재 강화 움직임과 동절기 진입으로 인한 수요 증대로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신 윤활유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기유 및 윤활유 판매량 감소에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가가 낮아지고 판가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360억원으로 석유 사업을 넘어섰다. 분기 사상 최대치다.
4분기는 계절적 수요 감소로 판가 인하가 예상되나 디젤 수급 불안정에 따른 생산 물량 축소 등으로 스프레드 안정화가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 허정욱 경영기획실장은 “4분기 이후 수요가 이어질 것이냐는 의문이 있다. 전반적으로 타이트하게 유지되면서 마진도 견조할 것”이라며 “내년은 글로벌 리셉션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가운데 유연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은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이 받았다. SK온은 3분기 매출 2조1942억원 영업손실 1346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94억원으로 분기 첫 흑자 전환했다.
SK온 진선미 기획담당은 “작년 말과 올해 초 양산 돌입한 미국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안정화하는 등 수익 개선 전략이 3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며 “4분기는 유럽 동력비 증가, 환율 강달러 등으로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다. 남은 기간 구매효율 제고, 판가 협상 지속, 운영비 절감 등으로 경영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환율 영향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차와 주로 원화로 거래하고 있어 달러 강세 수혜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향후 포드, 다임러, 폭스바겐 등 해외 고객 비중이 늘면 환영향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분기까지 SK온은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이날 행사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내년 1분기 가동되는 미국 2공장과 기존 국내외 사이트 램프업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SK온 자금 조달 관련 의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발 생산능력 확장 관련 자원 확보 계획은 불확실한 금융 시장과 별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현재 롱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계획한 일정 대비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실례로 2024년 1분기 가동 예정인 헝가리 3공장은 지난 7월 9억달러 증자, 10월 20억달러 현지차입 등을 완료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조달한 상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 및 대비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SK온 유진숙 전략담당은 “결론적으로 배터리사에 수혜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세부 조항이 나오지 않아 경제성 수준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중국 플레이어 진입 제한, 미국 내 수요 증가 등은 긍정적이다. 미국 투자가 한창인 SK온은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와 현지 조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 소재 내재화 전략에 소개했다. 유 담당은 “양극재는 이미 BTR과 중국에서 양극재 합작사(JV)를 추진 중이며 북미에서는 에코프로비엠, 포드와 JV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원료의 경우 장기 구매 또는 지분 투자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지화 대응 옵션 발굴 측면에서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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