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도박, 성매매, 저작권 침해와 같은 불법·유해정보 웹 페이지가 접속 차단돼도 URL 주소 마지막 숫자 변경 등을 통해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법·유해정보 웹 페이지 운영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접속차단 조치를 단순 URL 변경으로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방심위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와 '시행령 제8조'에 따라 도박, 성매매, 저작권 침해와 같은 불법·유해정보 웹 페이지를 심의하고 결과에 따라 차단하고 있다.
방심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접속차단 건수는 2020년 16만1569건에서 2021년 11만8735건, 2022년 8월 기준 12만8310건으로 상승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 지연으로 인해 심의 건수가 하락한 2021년도의 경우에도 2020년 대비 73% 수준이었다. 2022년 차단 건수도 전년 대비 108%, 2020년 대비 79%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법·유해정보 웹 페이지 운영자는 방심위에서 접속차단을 결정해도 URL 주소 마지막 숫자 일부를 변경하는 등 URL 주소 규칙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누구나 아는 업계의 규칙”을 통해 사실상 방심위의 차단을 무력화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접속을 차단한 현황 중 ▲도박, ▲음란성매매, ▲저작권침해 사이트 중 동일한 URL에서 숫자를 변경해 2번 이상 접속 차단된 횟수는 2만222건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도박이 1만4456건(21.6%)로 가장 많았으며, ▲저작권침해 3383건(42.7%), ▲음란·성매매 2383건(6.3%) 순이었다. 이중 41회 이상 URL 변경으로 차단된 건은 ▲도박 577건, ▲음란·성매매 52건, ▲저작권침해 1637건으로 나타났다. 각 위반내용별 최다 변경 횟수는 ▲도박 64회, ▲음란·성매매 52회, ▲저작권 89회 순으로 드러났다.
변재일의원은 “동일한 URL에 단순 숫자만 변경한 웹 페이지를 일일이 심의하는 것은 자칫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의 기간 단축을 위해 디지털 성범죄에 적용하는 전자심의를 전 범위로 확대하고, 동일 사안에 대해서는 심의 없이 즉시 차단조치 할 수 있는 내부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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