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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반토막 난 국민주…네이버‧카카오, 올해 시가총액 63조원 사라져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경기침체와 달러강세, 대외 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국민주’로 불리는 주요 기업 종목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합산 시가총액은 올해에만 63조원 넘게 증발했다. 양사는 연이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가 반토막이 났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37만8500원에서 지난 7일 16만원으로, 카카오 주가는 11만2500원에서 5만900원으로 50% 이상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 경우 네이버는 62조920억원에서 26조2470억원으로, 카카오는 50조1500억원에서 22조6600원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시총 3~4위 자리를 다투던 네이버와 카카오 시총 순위는 각각 10위, 12위로 추락했다.

이는 전세계 경제 환경에서 비롯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전세계 주요 증시가 변동성을 맞고 있다. 고금리뿐 아니라 고환율, 고물가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서 먹구름이 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 등도 증시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기술‧성장주엔 악재만 겹겹이 쌓이는 셈이다. 통상적으로 성장주는 미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가 이뤄진다.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성장주엔 부담이다.

네이버가 최근 인수 발표한 미국 최대 패션 C2C(개인간거래) ‘포쉬마크’에 대한 시장 반응도 이 때문이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과 함께 북미 리커머스 시장 내 패션 분야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성장주 주도 시장이었다면, 분명 호재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무리한 자금을 들여 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았고, 결과적으로 네이버 주가는 하락했다.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난 6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증권업계 목표주가도 내려앉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35만원에서 28만2000원, NH투자증권은 36만원에서 27만원으로, 노무라증권은 34만원에서 18만으로 목표 주가를 낮췄다.

물론, 글로벌 빅테크사를 지향하는 네이버 입장에선 무리한 인수가 아니다. 오히려, 대외 환경 악화로 포쉬마크를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포쉬마크 주요 경쟁사인 ‘디팝’은 포쉬마크 매출 규모 20%에 불과했지만, 북미 C2C 기업인 엣시에 약 16억달러에 인수됐다. 포쉬마크는 이보다 낮은 약 12억달러 순기업가치에 인수했다.

이베스트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인수 목적이나 향후 글로벌 시장 시너지 창출 방안 등이 일리가 있어, 2020~2021년 플랫폼 랠리 시기였다면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플랫폼 사업에 대한 투심이 과도하게 위축된 상황이라 오히려 역모멘텀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포쉬마크 인수는 가치 상승 요인 또는 현시점에서 최소한 가치 중립 요인이지 가치 하락 요인은 아니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상장 계열사 주가 하락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가 주가 15만원 달성 전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지만, 계열사 주가 폭락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반토막,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69~70%에 육박하는 주가 급락을 경험했다. 이에 현대차증권‧삼성증권 등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낮췄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해 말 9만1000원에서 지난 7일 3만9600원으로 56% 가량 하락했다. 최근엔 카카오게임즈 흥행작으로 꼽히던 ‘우마무스메’ 게임이 이용자 소통 과정에서 논란을 겪었다.

이에 우마무스메가 초기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증권업계 목표주가도 떨어졌다. 더군다나, 카카오게임즈 게임제작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을 놓고 ‘쪼개기 상장’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카카오게임즈 목표주가를 5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한편, 남궁 대표는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쪼개기 상장 의혹에 대해 “카카오가 물적분할하는 과정을 보면 사내 벤처 형식과 가깝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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