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개최된 'AI 데이 2022'에서 테슬라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자율주행 시대에도 역할이 예상되는 '옵티머스' 를 공개했다.
유튜브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수백만대를 생산하게되면 자동차 가격보다 저렴한 2만 달러 이하(한화 약 2800만원)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머스크가 '2만 달러' 수준의 로봇 가격을 약속한 것은 아직까지 수십~수백만 달러 이상의 특별한(?) 휴머노이드 로봇만 존재하는 현실에서, 테슬라의 도전이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머스크는"대량 생산되는 로봇이 문명을 변화시키고,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3~5년 이내에 로봇들의 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공개된 '옵티머스'의 외관은 그렇게 화려해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옵티머스가 보행을 하고, 물건을 옮기고, 손을 흔들어 보였지만 이날 공개된 모습 그 자체로는 아직 탄성을 자아내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옵티머스가 사람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할만큼 섬세하거나 완벽하지도 않다는 점은 테슬라도 인정하고 있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도 견해를 같이한다.
실제로 이날 옵티머스는 로봇 관절과 전선을 그대로 노출시킨채 등장했으며 사람의 외형을 씌우지 않았는데, 이는 옵티머스의 개발이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임을 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에 이어 '옵티머스'팀 엔지니어들의 보다 자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그들은 옵티머스 로봇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부품 수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는 이날 공개된 무대에서 복잡한 동작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사전에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옵티머스가 상자를 들어 옮기거나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화분에 물을 주는 등의 동작이 가능함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같은 테슬라의 '옵티머스' 비전과 관련, 일각에선 부정적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기술적으로 봤을때,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정도로 '옵티머스'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직 미흡한데, 이러한 기술적 보완이 단기간에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인 기술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수표'가 돼버린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기술적으로 옵티머스가 어느정도 완성된다 하더라도 수백만대의 옵티머스를 당장 필요로 할 수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차세대 옵티머스도 공개됐다. 무게 73㎏으로, 2.3kWh 배터리팩을 내부에 장착해 전원을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내장 칩과 작동장치로 팔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성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다만 이 시제품은 아직 스스로 보행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어서 행사 진행 요원들이 무대에 세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머스크는 “이 모델은 아직 걷지 못하지만 수주 안에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은 '옵티머스'에 뇌가 없지만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였보였다. 만약 '옵티머스'가 머스크의 장담대로 된다면, 사람들은 영원히 늙지 않는 '집사'를 단돈 2만 달러로 평생 고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AI데이 2022'는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저렴한 로봇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거뒀던 성공 신화처럼 미래 로봇 시장을 선점하고 싶은 머스크의 의욕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편으론 조급함도 엿보인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