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애플이 다음달부터 인앱결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이 같은 기습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게임사들도 하나둘씩 모바일 게임 아이템 가격 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정치권은 애플 독점적인 앱 마켓 운영 방식에 제재를 가하는 한편, 앱 마켓 간 경쟁을 유도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전날인 29일 인앱결제 가격을 현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넥슨은 ‘히트2’,‘바람의나라: 연’, ‘V4’ 등 주요 모바일 게임 공지사항을 통해 “이용자들이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다만 애플의 가격 변경 정책 내에 기존 판매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상품 구성과 가격 변경이 필요할 수 있고, 이 경우 적용 전 안내하겠다”고 부연했다.
엔씨소프트도 같은날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등 인앱결제 가격 변동 계획을 공지했다. 대부분의 상품은 그대로며, 1만원대 이하인 일부 아이템 가격만 소폭 조정될 예정이다.
이처럼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다음달 5일 적용되는 애플 앱스토어 이용 가격 인상을 앞두고 가장 먼저 아이템 가격 조정을 시작한 가운데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다른 국내 게임사들은 아직 가격 변동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변동 사항을 바로 안내해야 할 정도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게 내부적인 입장”이라며 “이전과 달라지는 부분이 확정된다면 추후 공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은 애플의 앱 마켓 독점 운영 행태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앱 마켓 사용자가 이용자나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특정 앱 마켓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앱 마켓, 결제방식, 모바일 콘텐츠 등 보안성을 평가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모바일 콘텐츠 이용 경로, 방식 등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현재 애플은 이용자 보안을 이유로 애플앱스토어 외에 제삼자 앱 마켓을 이용하는 행위와 사이드 로딩(앱스토어를 거치지 않는 앱 설치)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구글플레이 외에도 타 앱 마켓 이용을 허용 중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유로화 사용 국가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및 앱 내 구입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기습 발표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가격등급표에 따르면 인앱결제 가격은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가격 등급은 총 87구간(티어)까지 있으며, ▲1티어(0.99달러) 1200원→1500원 ▲2티어(1.99달러) 2500원→3000원 ▲3티어(2.99달러) 3900원→4400원으로 변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