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말, 플레이투언(Play-to-Earn·P2E) 및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열풍을 시작으로 국내 게임업계 전반이 블록체인 기술 접목 게임에 몰두하게 된 지도 1년여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에 대한 국내 이용자 관심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엄격한 규제로 인해 제한돼 있는 것이 가장 크다. 가상자산 신뢰를 잃게 한 루나·테라 사태는 물론, 블록체인 게임 자체에 대한 해외 진입장벽도 한몫했다.
눈여겨봐야 할 신사업 전략은 또 있다. 바로 게임사가 내놓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간한 ‘딜로이트 인사이트 23호: 기회의 땅 메타버스로의 초대’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시장은 오는 2025년 4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타버스에선 게임보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더욱 활발히 공유할 수 있고, 이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인 각종 과금모델(BM) 설정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메타버스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규제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관측된다.
이들의 시도가 도박으로 끝날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지는 업계 전반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내년께 가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선, 게임업계는 게임성이 탁월한 타이틀과의 블록체인 기술 접목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MARBLEX)는 블록체인 기반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를 최근 열린 도쿄게임쇼2022(이하 TGS 2022)에 출품하고 게임에 관한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는 넷마블과 일본 SNK의 두 번째 협업 작품이다. 전작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노하우를 쌓아온 넷마블네오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캐릭터 NFT와 게임 토큰 등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이 게임에서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해 간편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는 실시간 PvP(이용자 간 대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브렉스는 이번 TGS 2022에서 실시간 1대1 대전이 가능한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의 최신 빌드를 이용자들에게 선보이고, 별도의 발표 세션을 통해 게임이 추구하는 핵심 재미 요소와 토큰 이코노미 설계 등을 공개했다.
그라비티는 인도네시아 지사인 GGL(Gravity Game Link)을 통해 지난 22일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NFT(Ragnarok Labyrinth NFT)’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국가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미로 콘셉트가 돋보이는 라그나로크:라비린스에 P2E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이다. 캐릭터 성장 및 전직, 퀘스트, 스테이지, 던전 등 기본적인 역할수행게임(RPG) 요소에 온버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P2E 시스템이 가미됐다.
넥슨은 블록체인은 물론 메타버스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먼저 핵심 지식재산(IP)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NFT 기반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준비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첫 타이틀이 될 ‘메이플스토리N’은 원작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C 기반 신규 글로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또한, 최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월드(MapleStory Worlds)를 내세워 플랫폼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기도 했다. 콘텐츠 제작 및 놀이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국내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 것. 이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은 넥슨의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본인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할 수 있다. 다른 이들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PC와 모바일에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엔씨소프트도 다음달 7일 직무 설명회를 통해 신규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miniverse)’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미니버스는 3D 공간을 기반으로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 모임을 즐길 수 있는 유저 창작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미니버스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3D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게임 개발사 슈퍼캣도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 ‘젭’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넵튠과 카카오게임즈, 컬러버스도 동명의 오픈형 3차원(3D)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게임사들이 새로운 도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침체돼 있는 게임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