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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기 먹는 공룡’ 불명예 벗는다…'신환경경영전략' 세부 내용은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장(DS부문) 송두근 부사장,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장(DX부문) 김형남 부사장.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장(DS부문) 송두근 부사장,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장(DX부문) 김형남 부사장. <출처=삼성전자>
- DS부문, 초전력 제품 개발 착수…수질·대기오염 배출 ‘자연 상태’로
- DX부문, 에너지 효율 개선…폐제품 수거 국가 확장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삼성전자가 ‘전기 먹는 공룡’ 불명예를 벗고 새 환경경영 전략을 앞세운다. 이를 위해 국내 4대 그룹 중 마지막으로 RE100에 가입을 선언하고 사업부와 제품별로 친환경 로드맵을 공개했다. 제품의 제작부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입해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의 탄소중립을 실천한다. 2050년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과 전사 부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6일 삼성전자는 ‘신환경경영전략 간담회’를 가지고 환경경영을 위한 각종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장(DS부문) 송두근 부사장과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장(DX부문) 김형남 부사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전력 소모량은 2021년 기준 25.8테라와트시(TWh)다. 이는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사 중 가장 높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18.2TWh, TSMC는 18.1TWh인 것에 비해 40%가량 많다. 이 기간 배출한 탄소는 1700만톤(t)에 달한다.

간담회에 앞서 한종희 대표와 경계현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신환경경영전략 CEO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한 대표와 경 대표는 “삼성전자는 1992년 삼성환경선언 이래 지난 30년간 환경경영을 실천하며 국내외 산업계의 모범이 돼 왔다. 오랜 기간 축적돼 온 환경경영의 노하우와 기술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2050년까지 중장기 환경전략을 적극 실행해 나감으로써 전 세계가 당면한 환경위기 해결에 동참하고자 한다”라고 언급했다.

◆물 한 방울도 아껴라…DS부문 환경 경영 전략은?=
DS부문 환경경영 설명을 맡은 송 부사장은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와 ‘자연 상태’를 강조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전력 효율성 향상을 통해 속도를 늘리면서도 전력은 덜 사용할 수 있는 D램인 LPDDR5X와 솔리드스테이트디지털스토리지(SSD) 등을 개발해 왔다.

송 부사장은 “고객사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구매해 기기에 탑재하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사용 전력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꾸준히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물이 많이 사용되는 산업군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도 하남시와 남양주시에 이어진 팔당댐에서 연간 30만톤의 용수를 사용하고 있다. 팔당댐에서 용수를 끌어오는 양을 줄이고 생활오수 등을 정수해 재사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환경안전연구소를 신설했다. 환경안전연구소에서는 미생물을 활용해 오수를 정수하는 기술 등 각종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 부사장은 “지난 3년 동안 생활오수 등을 가져와 사내 정수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검토했다”라면서 “오는 2030년까지 가시적인 결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질오염과 대기오염 정도는 ‘자연 상태’로 회귀한다. 수질오염은 하천수 수준으로, 대기오염은 온실가스 직접배출 ‘제로’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반도체 업계로는 처음으로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설립했다. 송 부사장은 “폐열을 최대한으로 회수해 공장을 가동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탄소포집연구소에서 포집 및 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온실가스 제로화를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7대 가전 에너지 효율 극대화…자원 순환 부품 확장=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총괄하는 DX부문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을 확장한다. 제품에 포함되는 부품도 재활용에 앞장선다. 국가별로 폐제품 수거 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우선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대표 제품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한다. 김형남 부사장은 “2019년 대비 2030년 평균 소비전력 절감률 3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매년 기술 발전이 예상과 다를 수 있고, 소비자 요구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는 약속을 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가전 신제품 내장과 외장 부품에 재생 레진 적용을 늘리고 있다. 2050년에는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 활용을 확대한다.

폐제품 수거 체계도 강조했다. 김형남 부사장은 “현재 관련 규제가 있는 국내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폐제품을 수거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비규제국의 폐제품 수거도 진행하겠다”라고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50여개국에서 폐제품 수거를 진행하고 있지만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든 국가인 180여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형남 부사장은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사막에 폐제품이 버려져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국제연합(UN)과 무정부기구(NGO) 등과 손잡고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韓 재생에너지 비중 한 자릿수에 그쳐…한계 뚜렷=
이번 삼성전자의 신환경경영전략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전력 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기 때문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같은 규모가 큰 회사에서 RE100 선언과 새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국내 산업 환경에서 친환경 경영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국내 전력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작년 기준 7.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30%에 비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미국과 중국, 유럽 사업장에서는 필요한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해 RE100 달성을 마쳤지만 국내 사업장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홍 교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RE100을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환경경영 관련 규제를 완화해주는 등 다차원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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