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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큐텐 품에 안긴 티몬, ‘돌아온 구영배’ 힘 통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티몬 새 주인이 된다. 티몬은 새로운 조직개편과 인사제도를 준비하는 한편, 큐텐과 함께 파트너사 해외진출·성장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현 큐텐 수장이 과거 G마켓을 창업했던 구영배 대표인 만큼, 티몬이 큐텐과 시너지로 새 경쟁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최근 티몬 투자사로부터 티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날 티몬은 사내 공지를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큐텐과 함께 한다”며 “이에 따른 새로운 조직개편과 인사제도를 곧 안내하겠다”고 임직원에 알렸다.

인수방식은 티몬 대주주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와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16.91%까지 총 100%를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전해진다. 지분 교환이 완료되면 티몬은 큐텐 자회사가 된다.

사모펀드들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전달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는다.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티몬과 큐익스프레스 모두 비상장사로 정확한 인수 금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 매각은 작년 투자자로 나선 PSA컨소시엄 동의 여부가 변수였다. 컨소시엄 입장에선 투자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티몬 경영권 주주가 바뀌는 것이 부담스럽고, 다른 사모펀드와 함께 주식교환에 나서자니 출자자(LP)를 설득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PSA컨소시엄 지분마저 지분교환 대상에 들어간 건, LP 역시 티몬 자체에서 투자금 회수(엑시트)하는 것보다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을 통한 방법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티몬을 인수한 큐텐은 싱가포르를 비롯,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와 함께 상품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몬은 “티몬과 큐텐은 소중한 파트너들의 해외 진출과 성장을 돕는 한편 고객에게는 수준 높은 크로스보더(국경 초월)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국내 이커머스 경쟁에서 밀린 티몬이 큐텐을 만나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주목한다. 큐텐 인수 이후 티몬 수장도 바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간 장윤석 티몬 대표가 추구해온 ‘브랜드 풀필먼트’ 전략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장 대표는 “(지분투자든 매각이든) 주인이 택할 일이지만 티몬이 추구하는 방향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도 “큐텐이 티몬 브랜드 풀필먼트 전략을 보고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큐텐을 이끌고 있는 건 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다. 구 대표는 2000년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던 중 사내 벤처로 G마켓을 창업했다. 이후 2009년 미국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이베이와 합작법인 큐텐을 만들면서 최대 10년간 국내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업 금지 기간이 끝나면서 구 대표는 다시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해 온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를 비롯해 G마켓 초기 멤버들이 지금도 큐텐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 대표 인사이트나 수완, 역량이 긍정적 요인이 되겠지만 시장도 많이 바뀌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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