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일년중 맥주의 가장 큰 성수기는 단연 '여름'이다. 맥주 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여름 시장에 포커스를 맞춘다.
하이트진로가 5월부터 시작한 '테라댐' 광고는 티저 CF 까지 선보이며 올 여름 대대적인 TV 캠페인을 벌였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아나운서가 한강에 맥주가 흐르고 있다고 라디오를 통해 방송한다. 한 사무실에서 한강의 맥주화 이대로 괜찮은가를 논의하는 장면과 함께 한강 및 전세계 주요 지역을 비롯해 바다까지 맥주로 변했다고 전한다. 심지어 미역국까지 맥주로 끓인다고 주장한다.
'우린 지금 테라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카피를 전달한다.
이 광고는 주로 '맥주를 통쾌하게 들이키던 장면'을 위주로 했던 기존 맥주 광고와는 크게 차별화됐다. 신선하다는 호평도 받았다. 이말년, 주호민, 최현석 셰프 등 MZ세대에 익숙한 카메오들이 등장한 것도 재미를 줬다. 최근 주류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했다.
그런데 이 광고로 인해 예상치 못한 논란도 커졌다. '현시점에서 게시되기에는 부적절한 광고'라는 의견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8월 둘째 주 서울, 경기 지역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반지하 거주자가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서울 일대가 침수 피해 등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물난리'로 인해 현재도 복구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수재민들이 적지않다. 물론 광고지만 댐에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는 맥주 물줄기를 보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고려한다면 현재 시점에서는 광고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관련 광고 링크에 ‘이 난리에 테라댐 광고 너무 짜증난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무슨 ‘댐에 누런 맥주 가득해서 강이며 수돗물에 맥주가 나온다고 표현했던데, 그냥 녹물이 나오는 걸로 보인다’ 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수해때 롯데, SPC그룹, 이마트24 등 주요 유통회사들은 이번 수해에 수재민을 지원하는데 발벗고 나서는 등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행보를 보였다. 롯데의 경우, 2018년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와 '재난 긴급구호 민관협력 업무협약'을 체결, 올해 5년째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장기화되고 있는 수양물류 관련 운수노조 파업 등 부정적인 소식이 오히려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올 여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지 못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여기에 공교롭게도 서울 지역의 수해로 '광고 비공감' 논란까지 더해진 것이다. 하이트진로 입장에선 기억하고 싶지않은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한 홍보 전문가는 "SNS 등 소셜미디어의 어마 어마한 파급력때문에 지금은 아주 사소한 이슈 하나라도 브랜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시대"라며 "폭우로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시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세심한 전략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