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오늘(1일)부터 e심(eSIM·embeded SIM)이 상용화되는 가운데 상용화에 따른 소비자 편익증진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당장 e심이 탑재된 단말기가 제한적일뿐더러, 통신3사가 e심 전용 요금제를 다양하게 가져갈 가능성도 크지않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e심 전용 서비스를 신고하고 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와 유사한 구성의 e심 전용 서비스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e심 전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KT의 e심 전용 서비스인 ‘듀얼번호’는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듀얼심 고객을 위한 요금제다.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데이터가 소진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며,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편익 증진 차원에서 ‘스마트폰 e심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통신사·제조사 등과 함께 ‘e심 협의체’를 꾸리고 e심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통신3사의 e심 전용 서비스를 살펴보면, 상용화 취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가입 고객에 한해서만 e심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실상 이동통신사 이동에 제약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e심으로 2회선을 개통하는 경우, 메인회선과 보조회선에서 서로 다른 통신사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물론, 통신3사는 e심 전용 요금제 출시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유심 대신 e심으로 개통하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유심 판매 매출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3사가 판매 중인 유심의 가격은 7700원이다. 7월 기준 알뜰폰을 제외한 번호이동건수가 약 20만건인 것을 고려하면, 3사가 유심판매로 얻는 수익은 매월 15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3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e심 가입자 유치를 위해 3사 간 마케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경우 이용자는 유심과 e심에서 각각 서로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다. 메인회선은 SK텔레콤, 보조회선은 KT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특히 e심은 온라인으로 손쉽게 개통이 가능한 가운데 통신사 간 가입자 이동이 활발해지는 상황도 3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 일각에선 e심 상용화를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선 통신3사가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의 e심 전용 서비스를 보면 결국 가입자는 기존 투넘버 서비스와 같이 같은 통신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라며 “당초 e심의 취지와 달리, 이용자의 통신사간 이동에 장벽을 두는 것은 이용자 차별이고 이익 저해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통신3사는 일단 e심 상용화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요금제 추가 출시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국내에서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도 제한적인 가운데 이용자 수요 책정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e심에 대한 가입자 수요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라며 “9월 이후 수요를 살펴본 뒤 요금제 추가 출시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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