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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코인원②] 은행-가상자산거래소 협력, 다음 타자는 누구?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이상일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19일 ‘금융규제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금산분리, 비금융정보 활용,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등 전방위적 규제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사안은 가상자산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제도 및 가이드라인을 가져왔던 금융당국 기조에서 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거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수탁) 사업 투자 정도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금융사의 부수업무 영위가 자유로워졌다. 업종제한을 없애겠다고 발표하며 대표적으로 든 사례에도 ‘가상자산’이 언급됐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금융사가 가상자산 시장에 협력, 또는 직접 진출도 가능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과 손잡고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면서 은행-가상자산거래소 협력의 다음 타자가 누가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이 업계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온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기존 시중은행들의 반면교사가 됐다. 특히 디지털 전략에 있어서만큼은 카카오뱅크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뱅크’를 시중은행들도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카카오뱅크의 실명계좌 발급으로 가상자산거래소와의 협력에 보수적이었던 다른 은행들 역시 전략을 제고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원화마켓 거래를 추진중인 타 가상자산거래소들에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계약이 긍정적으로 코인원에 작용할 수 있지만 업계 지각 변동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업비트와 빗썸이 대부분 코인 거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이동이 쉽지는 않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유동성이다. 코인원이 이번 계약 건을 유의미한 결과로 만들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겠지만, 유동성 확보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팍스도 전북은행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화마켓 거래가 가능한 5대 거래소 지위를 얻게 됐지만, 사실상 신규 가입자 유입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없었다"라며 "규모로만 따지면 코인 신규 거래자는 지난해 대부분 유입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만큼, 카카오뱅크로 가입 편의성을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케이뱅크를 통해 쉬운 가입이 가능한 업비트 고객을 유인할 만한 또 다른 플러스 요인이 있어야 코인원의 이번 계약이 긍정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원화마켓을 가지지 못한 가상자산거래소의 숙원이 시중은행과의 실명계좌 발급 협력이라는 점에서 은행과 협력 그 자체만으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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