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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피한 카카오T] 카카오가 모빌리티를 남겨둔 세 가지 이유

-똘똘 뭉친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의 힘
-카카오 홍은택 각자 대표 취임 후 달라진 분위기
-수익 내는 알짜 자회사, 2분기 실적으로 분명해져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을 피하고, 카카오 공동체에 남았다. 카카오는 MBK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논의를 실제 진행했으며, 최대주주가 아닌 2대 주주로 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던 카카오가 왜 마음을 바꿨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설을 제기할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의 힘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카카오 국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곤욕을 치렀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전례 없이 한 해 국감 때 3번이나 출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사업 확장 논란으로 촉발됐던 만큼, 이번 국감 때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이에 카카오는 공동체 상생안을 내놓았으나, 사실 카카오를 향한 질타 중 상당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갈등 문제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MBK파트너스에서 제안한 매각안을 들여다볼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퍼지자 구성원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 과반 이상이 3일만에 노조에 가입하면서, 단체교섭권을 갖게 됐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할 때 노조와 반드시 대화를 해야 했다. 특히, 노조는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결사 반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한 곳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도 상생을 담보한 성장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카카오 측에 임직원 의견을 전달하며 매각 보류를 부탁했다. 전례없는 플랫폼 기업 구성원들의 집단 행동에 업계도 술렁였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부사장은 모빌리티서비스 수익화와 사업영역 확장, IPO에 대한 사회 우려를 경청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당초 내세웠던 10%대 지분 매각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모회사가 사회적 우려를 경청하기 위해 핵심 자회사를 팔게 된다면, 이는 성장하는 스타트업과 플랫폼사에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회적 갈등은 존재하나 카카오T는 카카오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이며, 온 국민 이동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점에선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논란으로 매각설 중심에 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이 또 다른 사회적 논란이 되어버린 셈이다.

카카오 홍은택 각자 대표 취임 후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주효하다. 카카오는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남궁훈 단독 대표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하고, 홍은택 대표를 선임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공동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장 전략을 총괄해 공동체 리스크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역할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이슈는 홍 대표 관할이다.

홍 대표 취임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10%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검토 유보 요구에 카카오는 존중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이번달 18일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주주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하겠다고, 매각 철회를 발표했다.

홍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를 도와 다음카카오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맡으며 대외협력 및 경영지원 업무 등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주요 이슈들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더군다나, 업계에 따르면 홍 대표는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경험도 갖췄다. 2018년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하려고 할 때 택시업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적 있다. 홍 대표는 이때 카풀 리스크 점검을 같이 했었다는 전언이다.

이번 매각 철회와 관련해 홍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공동체센터는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에 기반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수익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전체 카카오 매출 비중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 계열사 중 하나다. 상반기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은 3581억원, 순이익은 41억원으로 흑자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드물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호출 1위 사업자이자,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인데다 수익까지 내고 있는 알짜배기인 셈이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 목소리를 전향적으로 반영해 매각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4개 아젠다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뤄낼 방침이다.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을 만들고,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모빌리티 파트너 및 이동 약자들과 동반 성장하며, 기술과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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