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국내 음원플랫폼 이중고가 심각한 상황이다. 구글 유튜브뮤직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구글 인앱결제(앱 내 결제) 의무 정책 시행으로 수익까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원플랫폼 수익을 인앱결제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려면 이용권 가격을 1.5~6배가량 인상해야 한다. 구글은 정기구독 앱 수수료를 15%로 설정한 바 있으나, 월 정기구독이 아닌 1‧3‧6개월 이용권이나 다운로드 상품 등을 이용할 경우 30%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음원 수익 35%는 플랫폼사, 65%는 창작자 등 음원 권리자 몫이다. 플랫폼사가 가져가는 35%에서 인앱결제 이전에 주로 사용되던 기존 PC 결제 수수료는 약 5%다. 이에 사업자는 온전히 가져가는 비중은 30%다. 하지만 인앱결제를 적용하면 결제 수수료가 5%에서 15~30%까지 치솟는다. 이 경우 사업자는 15% 인앱결제 수수료 때 20%, 30% 인앱결제 수수료 때 5%밖에 가져갈 수 없게 된다.
7900원 이용권을 예로 들어, 수익 분배율을 계산해보면 기존 사업자 수익은 결제수수료 제외 2370원이다. 하지만 구글 인앱결제 적용 때 월 정기구독으로 15% 수수료를 내야하면 사업자 수익은 1580원으로 줄어든다. 1개월 이용권을 사용할 경우, 구글에서 30%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에 사업자 수익은 395원에 불과하다.
사업자 수익을 보전하려면 이용료를 1만1850원~4만7400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용권을 9000원으로 올려도, 사업자 수익은 인앱결제 15% 수수료 때 1800원, 30% 수수료 때 450원에 그친다. 15% 수수료 기준 1만1850원, 30% 수수료 기준 4만7400원일 때 겨우 기존 수익과 같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가 적용될 경우 사업자 수익은 기존 대비 6분의 1, 15% 적용 때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프로모션 할인 비용 보전, 서버 운영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은 마이너스까지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구글 인앱결제로 인해 국내 음원플랫폼은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첫달 100원 프로모션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계산대로 이용료를 높일 수도 없다.
수수료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글의 유튜브뮤직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끼워팔기로 시장경쟁 제한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이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은 구글이 가장 많이 가져가지만, 이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국내 음악 산업의 몫이 될 것”이라며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수익 배분 조건은 서로 다른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사업자는 공개된 징수규정을 적용 받고 있으나 해외 사업자는 신탁단체 개별 계약을 진행하면서 해당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산업발전위원회 전송분과를 설립해 중재안을 도출했다. 정산 대상 매출액에서 경제 수수료를 공제하고, 권리자 배분 몫을 현행 65%에서 68.4%로 인상하자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35%에서 수수료 5%를 후공제했다면, 중재안에서는 이용요금 전체에서 수수료 15%를 선공제 후 플랫폼 32% 창작자 68%로 나누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음원 플랫폼사가 유통을 겸하고 있어, 결국 83% 수익을 플랫폼사가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놓고 국내 음원플랫폼사는 인접권료 48.25% 중 10%가량만 유통 부문이라며, 음저협 주장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는 해외 사업자와의 불공정한 경쟁 환경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사업 유지가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