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 첫 5G ‘중간요금제’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 대응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SK텔레콤은 중간요금제 외에도 온라인 요금제와 저가·고가 구간 등 다양한 요금 라인업을 선보인 상황. KT와 LG유플러스도 전면적인 요금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 SKT, 5G 중간요금제 포함 신규 5종 선봬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9일 SK텔레콤이 신고한 중간요금제 포함 신규 5G 요금제 5종을 수리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부터 개편된 5G 요금제 상품들을 새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는 일반 3종과 온라인 전용(언택트) 2종 등 총 5가지다. 일반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베이직’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플러스’ ▲월 9만9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5GX 프라임플러스’다. 언택트 요금제는 ▲월 3만4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 언택트34’ ▲월 4만2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5G 언택트 42’다.
이에 더해 SK텔레콤은 기존 월 5만5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수정했다. 기존에는 10GB를 제공했는데 1GB를 추가, 매달 11GB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꿨다.
◆ 경쟁사 KT·LGU+, 어떤 요금제 내놓을까
SK텔레콤이 신규 5G 요금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바빠졌다. 앞서 양사는 지난 11일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간 간담회에서 오는 8월 중으로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유보신고제 대상도 아니어서 과기정통부에 신고 즉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그동안 통신사들의 요금 구조는 대체로 비슷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를 내놓으면 KT와 LG유플러스가 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5G가 성숙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정부가 이번을 계기로 다양한 요금 경쟁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다 공격적인 요금 책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번 요금제 출시로 통신3사간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간 요금제 출시 진행 과정을 보면 요금제 구간 설정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 등 통상적으로 경쟁이 있었던 만큼 KT와 LG유플러스가 다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통신3사는 앞서 2019년 첫 5G 요금제를 두고 경쟁을 벌인 전례가 있다. KT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확정한 요금제를 수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번에도 KT와 LG유플러스가 보다 파격적인 조건의 요금을 설정할 경우, SK텔레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요금제를 수정할 수도 있다.
◆ 일부 “부족하다” 지적도…정부 “단계적 접근”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제 개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당초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10GB 이하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된 통신사들의 5G 요금 구조를 비판해왔는데, 24GB 요금제 하나만으로는 이 양극화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50~100GB 구간 5G 요금제를 바라고 있다.
과기정통부 또한 이에 공감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해 통신3사와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실장은 “중량 구간으로 24GB 요금제가 나왔지만 앞으로 요금제가 더 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이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중량 구간을 더 세분화 해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10~110GB에서 구간별 요금제 상품을 내도록 유도해야 했다”면서 “25~100GB 사이 데이터 이용자는 현재의 6만9000원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를 무조건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돼 중간요금제 도입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