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인터넷

노장의 생존분투기, 홍은택 카카오 대표 “ESG경영 책임”

-홍은택, SNS로 카카오 각자대표 선임 소감 밝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복심’ 평가에 선 그어 “NHN 시절 본 적 없어”
-남궁훈 대표 강점 발휘 돕는 역할, 카카오공동체 ESG 경영 책임
-“카카오공동체는 이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되겠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공동체가 이 사회에서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ESG 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신임 대표 선임 소회를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공동센터장을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약 4개월만에 남궁훈 단독 대표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남궁훈 대표를 지원하고 카카오공동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홍 대표는 CAC에서 맡고 있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지속가능성장 전략을 총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집중한다. 홍 대표가 공동체 리스크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높인다면, 남궁 대표는 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제고한다.

홍 대표는 “고객 마음을 잘 읽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남궁훈 대표가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며 “카카오는 남궁 대표가, 나는 계열사들이 포함된 카카오 공동체 ESG 경영을 책임진다. 그래서 각자대표 체계”라고 설명했다.

이날 홍 대표는 그동안의 여정을 ‘노장의 생존분투기’로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NHN(현 네이버)에 입성했을 때, 임원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이었지만 홍 대표는 이미 44세였다.

홍 대표는 “무엇이 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 게 더 중요한 캐릭터”라며 “콘텐츠, 광고, 커머스, 대외, 인사, 사회공헌 등 가리지 않고 일해왔다.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힘들기는 하지만 항상 배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언론 출신 홍 대표는 네이버와 카카오 요직을 두루 지낸 인물이다. 홍 대표는 1989년 동아일보 기자(워싱턴 특파원)로 시작해 2005년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판 편집국장을 역임하다 2006년 NHN에서 서비스운영총괄, 미디어서비스그룹장 ,에코시스템TF장, 최고경영자(CEO) 지원실장을 맡았다. 2012년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을 시작으로 다음카카오 콘텐츠팀장‧소셜임팩트팀장, 카카오 최고업무책임자, 소셜임팩트 총괄 수석 부사장, 카카오메이커스‧카카오커머스 대표를 거쳤다.

홍 대표는 “신문쟁이, 글쟁이여서 IT서비스 무지렁이였는데 2006년 당시 NHN(네이버) 최휘영 대표가 몇 번을 찾아와 같이 일하자길래, 못 이긴 척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지 16년이 흘렀다”며 “그때 네이버는 다음을 누르고 인터넷 업계를 평정했는데 임원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이었다. 졸지에 노장 또는 좋은 말로 원로 대접을 받았다. 혈기방장한 회사를 안정시키려면 나이 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게 영입배경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회상했다.

이어 “쉰살에 네이버를 그만두고 중국 중원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난 뒤 카카오에 입사해 10년이 흘렀는데, 계속 노장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노장 취급이지만 지금은 서른살 어린 분들과 일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며 “노장은 드러나는 존재가 아니라 젊은 분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른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홍 대표는 언론 인터뷰뿐 아니라, 드러나는 자리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기로 유명했다. 이러다 보니, 홍 대표는 한 번도 대표를 꿈꿔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이틀 전 카카오 이사회에서 카카오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전교생 조회할 때 뒷줄에 서 있는데 갑작스러운 호명에 앞으로 불려 나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범수 복심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NHN 시절부터 이어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NHN 시절 창업자를 본 적 없다. 그는 미국에 있었다. 카카오에 입사할 때도 다른 분들이 추천했다”며 “지금도 복심 아니다. 이 사회에 복심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또 “김 창업자는 본인의 생각과 다른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을 중요시한다. 저는 물론 저보다 주장이 뾰족한 인물들이 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한편, 홍 대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NHN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후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를 위해 퇴사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최근에 만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평사원 시절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준비를 위해 퇴직한다고 인사하러 온 걸 기억하고 있었다”며 “회사 원로한테 인사하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는데, 그 원로가 참 명이 길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자의식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