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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코인, '투기'아닌 '투자'가 되려면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지난달 2만달러를 하회했던 가상자산 대부 비트코인(BTC) 가격이 2만 달러를 넘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금리인상과 테라 사태로부터 촉발된 가상자산 시장 위기론이 잠시 주춤한 분위기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하루빨리 이 겨울이 끝나고 다시 뜨거운 여름이 오길 기대하실 텐데요.

여전히 디파이(De-Fi) 서비스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가상자산 바닥론은 한풀 꺾이고 있습니다. 지난 제 주간 블록체인을 보면 폭풍이 휩쓸고 지난간 코인 생태계를 한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과 코인 가격 추락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는 게 현명할까요? 이 시점에서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은 가상자산 가격 바닥론과 함께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가치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시작합니다.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한 달간 가상자산을 검색하면 많이 보였던 기사는 대체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을까요? 가상자산에 대한 회의론이 짙게 깔린 기사가 주를 이뤘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한때 새로운 경제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낙관론과 함께 시장에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엄청난 돈이 몰리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한창 탄력을 받았던 지난해 11월 무려 3조달러, 우리 돈으로 약 3900조원까지 시가총액이 커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가상자산 우호 세력은 이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 환호하며, 향후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블록체인 가치를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 일 거라고 바라봤을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새로운 서비스들이 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는 모습도 이 시각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디파이 시장이 큰 것만 봐도 그렇죠. 예컨대 예치하면 18% 이율을 제공해주는 디파이 서비스를 말도 안 되는 사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겠지만, 탈중앙화의 내재적 속성을 지닌 블록체인 기술이라면 이와 같은 구조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의 우려 섞인 지적보다는 당장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로 인해 더 빨리 시장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을 거둬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졌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대폭 인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하고, 시장에 끊임없이 경고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고 나섰습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왜 투자시장이 영향을 받냐고요? 아주 단순하게 보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금리 등이 덩달아 높아지겠죠. 즉 내가 빌린 돈을 갚을 때 더 많은 이자를 보태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돈을 대출받기 전 조금 더 신중해집니다. 즉 불안정성이 있는 자산 투자가 꺼려진다는 의미입니다. 그 최전선에 있던 자산이 바로 가상자산이고요.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에게 다른 생각거리를 던져주는데요. 우리는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낙관론자들이 바라보는 '블록체인, 나아가 가상자산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주목해야 합니다. 두텁지 못한 믿음은 빠른 불신으로 바뀌죠. 즉 애초에 자신이 투자한 코인 프로젝트나 그 파생상품, 또 파생 서비스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보다는 투심이 강하게 작동할 여지가 컸던 것이죠.

이는 테라 붕괴, 셀시우스 사태, 3AC 파산 등에서도 알 수 있죠. 테라는 페깅이 깨지자 프로젝트 신뢰도가 빠르게 깨지면서 패닉셀로 이어졌죠. 셀시우스 역시 뱅크런을 막기 위해 잠정적으로 코인 인출을 중단했고요. 뱅크런 시초는 당연히 프로젝트나 서비스의 불안정성이지만, 심리적으로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모습을 보고 빠르게 손절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때 나타나게 되죠.

이 말인즉슨, 거꾸로 프로젝트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투자자 역시 투자 전 철저한 스터디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한 번에 습득하기엔 복잡한 내용이 많습니다. 복잡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개별 프로젝트나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소화하고, 위험성 등을 인지한 합리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가상자산 백서가 있지만 충분히 거짓된 내용이 포함될 여지가 큽니다. 백서 내용이 일반 사업을 논하는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한 기술 내용이 많을뿐더러, 백서에 대한 검토를 공통된 잣대 위에서 검증할 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증권시장처럼 회사 실적공시가 의무가 아니고 트위터 등에서 최고경영자(CEO)나 개발책임자 말이 곧 해당 프로젝트 객관지표가 되는 상황에서 사전학습은 필수라는 소리입니다.

이는 또 권위자 말에만 무조건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최근 코인 가격 바닥론을 제시하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JP모건 소속 시장 전략가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전략가 역시 가상자산이 이미 바닥에 와있다고 보는 눈치입니다. 세계적 가상자산거래소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겸 CEO도 최근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지난해 선정한 400대 미국 부자 2위에 오르며 최연소 거부가 된 이력이 있는데요.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약 26조6500억원에 달합니다. 이런 그가 코인 가격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점쳤다고 해서 이를 믿고 섣부른 투자를 해서는 안되겠죠.

오히려 FTX 창업자가 "지금 시장 불황은 가상자산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술 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등 자산 생태계 전반의 문제"라고 말 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산적해 있고, 생태계 구조 자체를 조금 더 내실 있게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경계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축된 블록체인 업계, 미래 역량도 위축?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들의 기축 통화로 쓰이는 가상자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다른 말로 가상자산이 가치있는 재화가 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더 널리 통용되고 효용성있는 서비스로 거듭나는게 중요한데요.

단적으로 말하면 지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즉 당장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들은 각각 자신들의 장점으로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업계 취재를 하다보면, 당장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희망도 일부 반영됐겠죠. 여튼 잠시 정상화되는 과정을 겪는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구조나 기술 등 한계로 디파이 서비스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은 여전히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즉 가상자산 시장 축소 분위기와는 다르게 블록체인 기술 장점을 살릴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합니다. 극단적인 회의론자들이 제기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종말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행보가 주목됩니다. 정반합의 길을 걷고 있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원래 블록체인 기술이 쓰일 곳으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곳은 게임업계입니다. 게임 아이템을 NFT화해 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었죠. 가장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의 연관성은 일찍부터 크게 논의돼왔습니다.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블록체인 게임을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위메이드 '위믹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예 자체 메인넷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온보딩 시켜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블록체인 적용 분야는 다양한 분야로 거미줄처럼 퍼지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현재 가상자산 시장 위축을 지난해부터 예상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미래성을 보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가치중심 NFT에서 유틸리티 중심 NFT로 진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움직임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사업 본격화를 위해 마케팅 계열사 대홍기획을 통해 블로코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블로코는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입니다. 대홍기획은 지난 4월부터 약 2개월간 실사 단계를 거쳐 블로코 지분 5.7%를 49억원 가량에 인수했습니다.

LG CNS역시 블록체인 사업단을 꾸려 블록체인을 미래 먹거리로 고려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NFT마켓플랫폼 개발에 자사 기술 역량을 발휘하고 있네요.

또 눈에 띄는 분야는 통신업계입니다. 가상자산시장이 급락하면서 거품론이 제기됐던 NFT 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더블록'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장 지난달 거래액은 40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거래액이 사상 최대였던 올해 1월 165억달러에 비해 76% 줄어든 규모입니다.

하지만, 통신 3사들이 NFT 경쟁에 뛰어들면서 눈길이 갑니다. KT는 자체 NFT 발행·유통·거래 플랫폼 '민클'에 KT 소속 스포츠 선수들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오대장 NFT를 시작으로 하반기는 호텔이용권을 NFT 상품화한다고 밝히고 나섰습니다. 향후 KT는 모든 자산을 NFT화해 디지털 굿즈 형태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SK텔레콤 역시 메타버스 공간 '이프랜드'에 NFT를 접목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안랩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 블록체인 기업 아톰릭스랩과 웹3 지갑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네요. LG유플러스도 커뮤니티형 NFT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으로 NFT를 발행하고 있지만, 향후 메인넷 개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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