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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배터리, 日 완성차 공략 확대…고객 다변화 '잰걸음'

이스즈자동차 공장
이스즈자동차 공장

- 테슬라 집중하는 파나소닉…빈틈 노린 韓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및 반도체 기업이 잇따라 일본 완성차업체 공략에 성공했다. 외국 협력사에 유독 장벽이 높은 일본 자동차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이스즈자동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조단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즈는 일본 최대 상용차업체다. 현지 시장점유율이 30%를 상회한다. 다만 전기트럭 등 전동화 차량은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내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준중형 트럭 ‘엘프 전기차’ 등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고객사를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닛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리야 전기차’ 배터리 납품 소식이 전해졌다. 주요 고객 중 하나인 프랑스 르노그룹과의 유대관계가 닛산 공급망 진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르노와 닛산은 상호출자 형태로 결합한 전략적 관계다.

앞서 혼다와의 협업도 예견됐다. 혼다는 미국 GM과 전기차 설계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GM과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개발한 곳이 LG에너지솔루션이다. GM을 매개로 두 회사 간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가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사(JV)를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JV와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과 GM 공동 설립한 얼티엄셀즈의 혼다 배터리 생산은 확정적이다.

닛산 아리야 전기차
닛산 아리야 전기차
그동안 일본 회사들은 자국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다만 일본 1위 배터리 제조사인 파나소닉이 테슬라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면서 대안 모색이 불가피했다. 배터리 성능이나 대외적 요인 등을 고려해 CATL 등 중국 업체보다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일본 자동차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디자인 솔루션 기업 코아시아는 지난달 일본 N사에 전장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에 활용되는 AP를 공급하게 된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 넥스트칩은 일본 고객사에 전후방 카메라용 영상 인식 관련 칩을 납품하고 있다. 자율주행 반도체 ‘아파치’ 시리즈로도 현지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달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만큼 일본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장 사업을 강화 중인 LG전자도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일본 메이저 완성차업체에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 텔레매틱스 제품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텔레매틱스는 차량에 적용되는 무선인터넷 기술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유수의 완성차업체가 즐비한 국가”라면서 “거래를 트는 것부터 까다로운 일본 회사에 부품 공급을 개시했다는 것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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