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기름값 같은 생활 임금이 배달료에 반영된 안전 배달료 문제가 본격 논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5일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와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이 개최한 ‘라이더유니온과의 동행’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폭염 등 어려운 환경에서 속도 경쟁을 없애기 위해선 배달 라이더 안전과 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5월 특수고용 노동자 산재 보험 전속성 기준이 폐지된 가운데, 라이더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라이더유니온이 정의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연대해 배달 노동조합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지수 라이더유니온 부위원장은 배달 노동자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배달 노동자 만남의 날’ 재개 ▲라이더 보호법 제정 위한 서명 운동 공동 추진 ▲정의당 민생센터·비정규노동상담창구(비상구) 활용한 신고 접수 체계 검토 ▲플랫폼 시민단체와 협업 통한 플랫폼 노동 운동가 양성 ▲라이더 유니온 연대 현수막 기획 등을 제안했다.
또 김 부위원장은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를 위해 공동 대응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김 부위원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 요기요 등 각 플랫폼 협의회와 연대해 조직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지역 차원에서 정의당이 캠페인 연대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간담회에선 안전배달료 도입과 배달의민족 실거리 요금제 시스템 알고리즘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는 라이더유니온이 그간 집회 등을 통해 꾸준히 주장해온 내용이기도 하다.
배재훈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배달의민족이 자체 시스템을 통해 계산하는 배달 거리는 측정 기준을 알 수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어려운 만큼, 정의당과 노동조합이 힘을 모아 현실적인 법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정의당)은 “배달 플랫폼 노동자 문제를 환기시키고 관련 요구사항을 제대로 입법화할 수 있도록 정의당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류호정 의원(정의당)은 지난해 6월 ‘알고리즘 투명화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 또한 지난해 8월 안전 배달료와 배달 사업자 등록제 도입을 골자로 한 라이더 보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이 법안들은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달 라이더 권익 보호법을 대표 발의한 심상정 의원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심 의원은 “현재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 대기 중인 법안이 180개에 달한다”며 “라이더 관련 법은 연말쯤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