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0일) 오후 11시59분 PC 테라 시계 멈춘다…콘솔 서비스는 지속 -장병규-박용현 합작으로 주목…11년간 장수 MMORPG 장르로 많은 사랑 받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해외 콘솔시장에 최초로 진출했던 한국산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가 오늘(30일) 11년만에 PC판 정식 서비스를 종료한다. 일부 테라 팬들은 헌정 영상을 올리거나 각 커뮤니티에 각자의 방식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테라(The Exiled Realm of Arborea, TERA) 운영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0일 게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PC판 테라의 시계가 멈추는 시각은 이날 오후 11시59분이다. 다만, 테라 콘솔 버전은 PC판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를 이어간다.
앞서 테라는 크래프톤 전신인 블루홀에서 개발해 2011년 1월11일 한게임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리니지2’를 제작했던 당시 박용현 프로듀서(넥슨게임즈 대표)와 만들었다.
테라는 당시 ‘3년간 300억원’이라는 제작비용 덕분에 대작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테라는 출시 이후 이러한 이용자 기대에 부응했다. 논타깃팅 액션과 클래스 협동 전투 재미 등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논타깃팅 액션은 당시 국내 MMORPG 시장에서 보기 드물었다. 대상을 정하고 공격하는 타깃팅 전투가 보편적이었다.
테라는 이용자가 특별하게 타깃을 정하지 않고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무기를 휘두르면, 해당 방향과 무기 범위 안에 있는 몬스터들이 대미지를 입도록 했다. 논타깃팅을 기반으로 한 시원한 몬스터 공격을 전면에 세우며 기술력이 남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때 엔씨소프트 ‘아이온’을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같은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북미·러시아·유럽·대만·태국 등에서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0만명과 전 세계 2500만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크래프톤 자서전 ‘크래프톤웨이’에 따르면 테라 2014년 매출은 356억원으로, 전년대비 20.7% 감소했다. 13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수익성 한계를 맞은 것이다. 모바일게임이 날로 성장하던 탓도 있었다.
특히 테라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국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이 역시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당시 장 의장은 테라의 중국 평가 내용을 알리는 사내 메일에 ‘중국, 아직은 먼 당신’이란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테라는 지난 2016년 넥슨으로 이관돼 서비스를 지속했다.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넥슨 퍼블리싱 계약 종료 이후인 지난해 초 블루홀스튜디오가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안팎에선 테라에게 “제2의 전성기가 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 주요 진행방식인 몬스터 전투(PvE) 콘텐츠 한계 때문에, 꾸준한 새 콘텐츠 업데이트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블루홀스튜디오 테라 운영진은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운영진은 지난 4월20일 “아르보레아 월드가 처음 열린 2011년 1월11일 국내 첫 오픈 베타 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고 성원했기에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테라와 함께 한 이용자가 남은 시간을 보다 즐겁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서비스 종료 전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테라 운영진은 지난 15일 마지막 업데이트 ‘라스트 퀘스트’ 업데이트를 통해 ‘아르보레아’ 여정을 함께 한 이용자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아르보레아는 테라의 무대 격이다.
라스트 퀘스트는 테라 세계관 속 주요 인물들을 만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콘텐츠와 그동안 모험에서 만난 모든 인물의 환송 인사를 담은 영상으로 담았다. 업데이트 후 최초 접속 때 ‘지령서:마지막 인사’가 지급되며, 해당 아이템을 통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이용자들은 라스트 퀘스트를 즐기며 테라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는 “그동안 테라를 향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준 이용자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 비록 테라 여정은 마무리되지만 함께한 소중한 시간은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며 “앞으로 블루홀스튜디오는 새로운 도전과 재미를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으로 이용자를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