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확산기에 접어든 국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장에서 보편화된 개별 업무(태스크) 자동화로는 기업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RPA 시장이 개별 업무에 초점을 맞춰 자동화해 왔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질문이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업 블루프리즘코리아가 9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업이 디지털 혁신에 성공해 앞서 나가기 위한 RPA 전략을 제시했다. 블루프리즘은 이 자리에서 개별 업무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루프리즘은 RPA 개념을 처음 만든 기업으로 알려져있으며 2001년 설립 이후 17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2021년 1월 지사를 설립해 글로벌 RPA 3인방으로 꼽히는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유아이패스에 이어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국내 RPA 시장이 지난 3년여 동안 성장해 온 상황에서 이제 시장 진출 1년이 지난 블루프리즘이 도발적인 주제를 통해 국내 RPA 시장 공략에 대한 원동력을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준원 블루프리즘코리아 지사장은 “국내 RPA 시장이 3-4년동안 성장해왔는데 해외에 비해서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긴 어렵다. RPA에 단순히 잡무를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온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는 회사의 전사적 프로세스를 로봇이 관리하고 이를 중앙에서 거버넌스를 통해 관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한국기업은 RPA 라이선스 이슈로 데스크탑 봇, 어탠디드 봇으로 접근했지만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병섭 블루프리즘코리아 전무는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조직과 프로세스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대한 고민없이 기존 조직과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하는 태스크 자동화를 통해서 프로세스 혁신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3-4년부터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RPA 도입이 시작되며 다양한 성공 프로젝트가 소개됐지만 최근에 확산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RPA가 오히려 업무부하와 운영 비용을 증가시키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기업 RPA 담당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 원인으로 표준화와 확산에 대한 검토 부재, 운영과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 기업이 RPA 도입 및 전개 과정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개별업무(태스크) 자동화만을 산발적으로 진행하는 동시에 개발이 쉬운 자동화 툴을 선택했다. 그 결과 도입 초기 예상 못한 운영 비용 및 유지보수 문제에 뒤늦게 직면하면서 전사적 RPA 프로젝트 확산 및 ROI 회수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무는 “기업이 전사적 RPA 확산과 프로세스 혁신을 실현하려면 태스크 자동화에서 벗어나 ‘프로세스 자동화’에 주목해야 한다. 태스크 자동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향후 운영과 확산을 대비한 표준화를 고려하면서 자동화의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프리즘의 프로세스 자동화는 부서 및 직원별로 떨어져 있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의해 새로운 앤드투앤드 워크플로우로 재설계하는 작업에서 시작한다. 이후 프로세스 일부가 변경되거나 다른 조직에서 재활용하는 경우에도 손쉽게 수정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플랫폼화한다.
김병섭 전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무한확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확장성 ▲신뢰성을 갖춘 기업형 RPA 플랫폼 도입이 필수”라며 “블루프리즘의 디지털 워커는 중앙집중형 자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강력한 보안과 거버넌스를 제공한다. 또한 업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동화 프로세스를 변경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 기반 자동화 프로세스 설계 덕분에 표준화와 전사적 확산, 글로벌 프로젝트 확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 일답
▲블루프리즘만의 RPA 기술 강점은?
블루프리즘은 오브젝트 자동화를 통해 IT로직 부문만 표준 모듈을 만들지만 타 업체들은 업무로직과 IT로직을 하나로 만들어 크기가 크고 복잡하며 재활용과 인수인계가 어렵다. 업무 로직이 섞여 들어가는 순간 단위가 커지면서 유지보수와 운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형상관리 부분에서도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고 자동화 과제가 늘어나면 표준화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되는데 이 때문에 버전관리와 업그레이드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타사는 약한 부분이다.
▲시민 개발자(개발 초보자)들의 활용이 쉽다고 했는데 타사들도 시민 개발자 지원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프로세스와 오브젝트를 분리했는데 타사는 업무 프로세스가 하나의 프로세스에 애플리케이션과 업무 흐름과 뒤섞여 있다. 우리의 개발 프로세스는 애플리케이션 모델링을 통해 앱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기능과 과정을 모델링을 한다. 액션과 기능을 조합해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다. 우리의 프로세스는 시민 개발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다. 타사에서 시민 개발자들을 지원한다는 것은 반복적인 업무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미 적용된 업무 수행 프로세스를 변경하기 어렵다.
▲RPA 보안 리스크에 대한 대책은.
자동화 업무를 하면 PC에서 자동화가 이뤄지고 로그도 개별 PC에 남는다. 태스크 기반 RPA는 보안에 극도로 취약해 감사와 추적이 불가능하다. 기업의 보안 정책을 적용하기 어렵다, 중앙통제를 해야만 디지털 워커가 로봇을 통제해야 한다.
▲국내 기업은 이미 RPA를 통해 프로세스 혁신을 경험했는데 기존의 자동화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기업과 업무 특성에 따라 프로세스 혁신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다는 것이다. RPA 도입을 할 때 컨설팅 펌들이 프로세스 혁신 컨설팅을 하면서 RPA를 도입했다. 그런 경우에는 비즈니스프로세스재설계(BPR) 등의 혁신이 이뤄졌다. 다만 3-4년이 지난 지금에 과연 성장, 확산되고 있느냐는 문제다. 중견기업의 경우 RPA 도입을 하고 있는데 데스크톱 자동화다. 바로 운영 유지보수 문제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