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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불안, 시스템 사업 발주에 애타는 기업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정에 따라 적기에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는 IT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글로벌 하드웨어 IT벤더들은 제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바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에서 글로벌 벤더들의 서버 및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의 수급이 불안정 한 가운데 기업들이 미리 사업 발주를 통해 공급 불안정에 대비하는 모습들을 보여 주목된다. 다만 사업을 미리 발주하더라도 최종 계약은 장비가 인도되고 계산서가 발행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 발주가 된다고 해도 글로벌 하드웨어 IT벤더 매출에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업 발주 속도가 빨라지고 글로벌 벤더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선 긍정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글로벌 IT기업 한국지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리드 타임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올 연말 발주될 사업을 미리 견적서 작업을 해 발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대형 장비 업체들은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는 데 52주 이상 걸린다는 내용의 공지를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부 벤더들은 신규 주문을 당분간 받지 않았던 곳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발주를 계획하고 있던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올 하반기 예정돼 있던 사업을 미리 발주해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연 초에 견적서를 받아 상반기 중 오더(주문)를 내린 경우가 많다. 내년 사업에 대해서도 벌써 기술검증(PoC)를 하고 견적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PoC도 순탄히 전개되진 않고 있다. 국내 대형 총판을 다수 잡아놓은 글로벌 벤더들은 다소 여유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PoC를 위한 장비 수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일부 글로벌 벤더들은 PoC에 필요한 장비 수배를 각 나라에 요청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총판을 보유한 업체들의 경우 총판들이 자체적으로 PoC를 위한 장비를 구매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원활히 PoC를 지원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망 불안이 언제 해소될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에도 반영돼 있다.

최근 뉴타닉스는 올 2분기와 올해 매출 전체에 직격탄을 미쳤다. 지난 19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시스코도 중국의 공급망 문제로 인해, 올해 3분기 실적와 내년 실적 전망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13.73% 급락한 바 있다.

시스코의 문제뿐만이 아니라는 인식에 당시 아리스타네트웍스, 주니퍼네트웍스 등 통신 네트워크 관련주들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 마감했다.

국내의 한 글로벌 IT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불안이 이제는 파워서플라이 등 개별 부품으로 번지는 모양새”라며 “특히 중국의 도시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덩달아 멈춰있는 공장 재가동이 불투명해 부품을 조달해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경우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공급망 불안은 전체 IT기업의 제품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제품이 제 때 생산되지 못하다 보니 출시 일정이 점차 늦어지는 분위기다.

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제품 출시 로드맵에 따라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부품수급 불안으로 계획 됐던 제품이 나오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개발 일정 자체가 느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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