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30일 2차 전지 섹터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중국 도심봉쇄 정책이 해제되는 이벤트가 본격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즉, 2개월 넘게 중국의 도시봉쇄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차 생산 및 판매가 크게 위축됐고, 이 때문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6월부터 중국이 도시 봉쇄 정책을 완화하고 전기차 시장이 복원되면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그리고 이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의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단기적으로 K-배터리 관련주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4월 글로벌 전체의 전동화(EV) 차량 판매는 총 54.3만대로 전년대비 33% 증가(잠정치)했지만 유럽은 전년비 2년 만에 첫 감소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중국의 EV판매는 28.7만 대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대비 39% 감소, 유럽은 15만 대를 판매해 전월대비 42% 각각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7만 대로 68% 성장했다. 삼성증권은 “4월이 전월에 비해서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나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영향이, 중국은 코로나 도심봉쇄 영향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월 EV배터리 장착량은 총 25.4GWh로 전년비 55% 늘어났으나, 전월 대비로는 40% 줄어들었다.
공급사별로 보면 CATL 배터리가 6.2GWh 규모로 장착되면서 점유율 24.6% 여전히 1위를 수성했다. 특히 BYD(4.4GWh)가 LG에너지솔루션(3.7GWh)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는데 이는 4월 상하이 도심 봉쇄에 따른 테슬라 MIC 차량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BYD는 공장이 시안, 창사, 선전, 창저우 등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중국 도심 봉쇄 영향을 덜 받았기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BYD는 상위 6개 배터리 셀 제조사 중에서 유일하게 전월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4월 한 달 크게 앞섰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5월 현재까지 중국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4월들어 지난 27일까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수익률은 +1.3%, 중국은 +6.1%를 보였는데, 셀 업체는 중국에 비해 3.7%, 소재 업체의 경우는 5% 정도 수익률이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의 이유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한 반등 탄력을 꼽았다. 비록 4월 한 달 동안 중국의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심봉쇄 가운데에서도 중국의 4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7% 성장을 보였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에 비해 선전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전기차 판매규모도 전월에 이어 유럽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환경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보다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배터리 주가, 중국업체에 비해 상대적 고평가”
삼성증권은 “5월 들어 한국 주요 소재 업체들의 1분기 양호한 실적 발표와 함께, 엘앤에프의 7조원 규모의 단일 판매 계약 공시와 포스코케미칼의 GM향 8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 발표 등 호재가 이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는 보면 전방 수요가 유럽 대비 강한 중국에 비해 이미 2배 이상 높아진 한국 2차전지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앞으로 지속될 수 있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배터리를 구성하는 메탈 가격은 이달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탄산리튬(연중 고점 대비 -8.1%, 한달 전 대비 -5.3%), 코발트(각각 -9.7%, -8.7%)외에도 4월 한달 요지부동이던 니켈 역시 5월 들어 16% 이상 내리며 연중 고점 대비로는 35.9% 내린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주요 메탈의 수급 상황이 단기간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3월 메탈가격 상승을 부추겼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도심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니켈 선물 매도 실패에 따른 마진콜 등으로 인한 가격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삼성증권은 국내 2차 전지관련주 중에서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고평가 부담이 적으면서 성장 기대감이 충분한 업체들 위주로 투자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소재 업체에서는 한솔케미칼을, 셀 업체로는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