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작년 유래없는 황금기를 맞이한 사이버보안 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선두권 기업의 성장이 가파른 가운데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사이버보안을 강조함에 따라 기대치는 더 높아지는 중이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은 SK쉴더스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쉴더스는 1분기 정보보안 사업 영역에서 7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670억원 대비 8.2% 늘었다.
뒤를 이은 것은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의 맡형 격인 안랩이다. 1분기 매출액 4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7% 상승했다. 그간 완만한 상승을 보였으나 최근 상상곡선이 가팔라지는 중이다.
성장폭이 저조하다고 지적받아 온 시큐아이는 1분기 매출 37.9% 증가라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방화벽 등 주요 제품 매출 증가의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배 이상 늘었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품매출 대신 제품매출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사이버보안 기업 3사는 나란히 웃었지만 이하 기업의 경우 조금씩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거나, 특정 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탓에 한해 사업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네트워크 보안기업 윈스가 이런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윈스는 1분기 21.5% 상승한 매출 174억원을 기록했다. 상승치는 고무적이나 윈스의 올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을 것인가가 주요 관전 포인트인 만큼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윈스는 작년 4분기에 1~3분기 매출 합에 근접한 매출을 거둔 바 있다.
보안관제 분야서 특장점을 보이는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전년동기대비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는데, 회사 측은 특정 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회계 인식 기준을 변경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및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솔루션 기업 지니언스의 매출은 1분기 19.6% 상승했다. 다만 전년동기에 이어 올해도 적자다. 적자 금액은 8000만원이다. 1분기가 보안 분야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심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상장사로서 분기 적자는 아쉬운 대목이다.
작년 연매출 49% 상승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한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은 올해 1분기에도 순항했다. 매출액 93억원으로 전년대비 7.8% 증가했는데, 모바일 일회용비밀번호(OTP) 및 마이데이터 등 금융권 보안·인증 사업 성과가 두드러진 결과라고 밝혔다.
문서보안(DRM) 분야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 파수는 1분기 30.9%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매출은 크게 늘고 적자는 줄었다. 전년동기 적자가 18억원임을 고려하면 긍정적이게 해석할 수도 있을 만한 실적이다.
아톤과 함께 작년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던 파이오링크도 1분기 성장했다. 매출 1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작년 NHN에서 이글루코퍼레이션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는데, 보안관제와 네트워크 장비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두 기업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자회사의 부진 등으로 홍역을 치른 지란지교시큐리티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는데, 35억원의 적자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지란지교시큐리티 역시 분기별 매출 불균형의 문제를 안고 있다.
사이버보안 시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에 사이버보안을 포함한 데 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시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사이버보안을 12번 언급했다. 민간 주도의 성장이 불가피한 만큼,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성장은 따논 당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기업들의 면면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부분이 2000년을 전후로 설립돼 창업한 지 15~25년가량 지났다. 장기간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이 성장하지 못했는데, 시큐레터, 노르마 등 비교적 젊은 기업들이 IPO를 앞두고 있다. 스틸리언, S2W, 센스톤 등 신생 기업들도 순조롭게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