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루나(LUNA) 사태로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온통 루나 붕괴로 떠들썩하다. 국산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가 만들어낸 루나 토큰과 테라USD(UST) 코인 가격이 하루아침에 폭락해서다.
촉망받던 국산 블록체인 테라 몰락에 온통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주말, M2E(Move to Earn) 앱 서비스 스테픈이 사용하는 솔라나 블록체인도 7시간 동안 블록생성이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다.
물론 테라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솔라나 등 다른 블록체인과 다른 구조상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듯, 루나 사태로 인해 전반적인 유명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불안감으로도 번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블록체인 산업이 초기 시장인데다, 완전무결한 레이어1 블록체인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발전을 위한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 네트워크 장애 시달린 솔라나, 가격이냐 안정성이냐 딜레마
이더리움 킬러 체인으로 유명한 솔라나가 고민에 빠졌다. 연이은 네트워크 장애가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솔라나는 유명 게임사 크래프톤이 메인넷으로 채택한 블록체인이다. 최근 테라 사태로 컴투스가 C2X 메인넷을 솔라나로 교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25분 기준 솔라나 플랫폼 기축통화인 솔라나(SOL) 코인 시가총액만 193억달러,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루나가 시총 6위 자리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블록체인을 잘 몰라도 솔라나가 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다.
솔라나는 역사증명(PoH) 합의 알고리즘으로 타 블록체인 플랫폼에 비해 거래 지연 시간이 짧다는 장점을 내세워왔다. 많은 탈중앙화 분산 애플리케이션 즉, 디앱(DApp)도 가스비가 높고 확장성 문제로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더리움에서 솔라나를 선택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으로 블록체인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디앱 시대를 연 대표 블록체인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안정성이 뛰어난 이더리움은 반대급부로 가스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가스비를 낮춘 솔라나와 같은 레이어1 블록체인이 이더리움 킬러체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솔라나 네트워크 장애로 자연스럽게 솔라나를 이용하는 디앱 일부 기능도 장애를 겪게 되며 솔라나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일어난 네트워크 장애로 인해서도 일부 앱 서비스는 솔라나 장애에 따른 송금 지연 등을 유의해달라는 공지를 이용자들에게 내기도 했다. 솔라나는 초당 400만건 요청이 들어오는 등 100Gbps를 초과한 데이터가 들어와 합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솔라나 네트워크 장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솔라나는 잦은 네트워크 장애가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국산 블록체인 클레이튼이 비교군으로 언급할 만큼, 네트워크 장애가 빈번한 블록체인이다.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속되는 네트워크 장애에 지속가능성 문제가 늘 우려대상이었다. 올해만 해도 1월 트랜잭션을 병렬 처리하는 솔라나 취약점을 활용한 디도스(DDoS) 공격, 네트워크 속도지연, 바이낸스 출금 문제 등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거래소(DEX)에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했었다. 디도스 공격은 특정한 서버 혹은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악의적으로 대량 데이터를 발생시켜 네트워크 리소스를 소진시키고 장애를 일으키는 해킹 기법이다.
이는 솔라나의 특이한 구조에 기인한다. 가스비를 낮추고 빠른 속도를 가져가는 대신, 트랜잭션 당 수수료가 {wcms_body}.0001~{wcms_body}.01 수준인 블록체인 솔라나는 대량으로 트랜잭션을 일으키는 디도스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쟁글 관계자는 "솔라나는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레이어 1 프로토콜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네트워크 장애 문제로 인해 사용자들 불편을 초래하고 신뢰를 잃고 있다. 이더리움 킬러로 주목받은 솔라나가 유저들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잦게 발생하는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방법 중 하나는 최저 수수료를 올리거나, 낮은 수수료 이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성향을 완화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재자/운영자가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스팸 트랜잭션일 가능성이 높은 트랜잭션들을 강제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산 대표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
카카오가 만든 국산 블록체인 대표주자 중 하나인 클레이튼도 네트워크 장애가 비싸진 가스비 등으로 고유 장점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비판받는 블록체인이다.
최근 클레이튼 2.0으로 도약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비판을 잠식할 만한 장점이 새로 추가될지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다. 메타버스 개발자들을 위해 오픈 소스 개발 인프라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클레이튼 2.0이 생태계 지속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컴투스가 솔라나와 함께 변경할 수 있는 블록체인 중 하나로 클레이튼을 거론할 만큼,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시총은 11억 달러로 솔라나보다 규모는 적지만, 앞서 빠른 속도와 고정되고 저렴한 가스비로 빠르게 이더리움 킬러 체인이 될 수 있다고 촉망받았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대부분도 이더 코인을 비롯, 솔라나, 클레이, 폴리곤 등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정확히는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계열사 그라운드X가 지난 2019년 출시한 퍼블릭 블록체인인 클레이튼은 국내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비싼 가스비를 지불해야 하는 이더리움 대신 탑승하기 시작하면서 생태계 저변을 넓혀 나간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이름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근 네트워크 장애에 이어 클레이튼을 메인넷으로 활용했던 성공적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메타콩즈'가 클레이튼을 이탈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탈 클레이튼 행렬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메타콩즈가 여러 차례 민팅(발행)을 거치며 세계 최대 NFT 오픈씨 클레이튼 마켓에서 1위 프로젝트에 오르기도 한 유명 프로젝트인 만큼, 클레이튼 입장에서도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이에 클레이튼의 불안한 네트워크와 변동 가격이 적용되는 가스비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클레이튼은 많은 트랜잭션을 감당하지 못해, TBORA는 출금됐지만 NFT를 수령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생긴 보라 버디샷 민팅 사태를 촉발시켰다. 2020년 3월, 2021년 11월에도 시스템 다운을 겪으며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온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가스비를 기존에서 일시적으로 30배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트랜잭션이 약 10분의 1로 감소하기도 했다.
최근 클레이튼은 AMA(질의응답)를 통해 최근 불거진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나선 바 있다. 실제 외부 시각과 다르게 네트워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클레이튼 프로토콜 개발 파트 리드 개발자 견해다. 트랜잭션 과부하가 있긴 했지만, 실제로 메인넷이 멈췄던 것은 약 3년 운영 기간 중 2번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유망 프로젝트 솔라나도 올해만 7번 장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만, 대량 트랜잭션을 억제하지 못했던 클레이튼 정책에 대한 일부 개선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개선을 위해 클레이튼은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과도한 트랜잭션을 배포하는 요인을 제거하고자 현재 먼저 도착한 트랜잭션을 먼저 처리하는 방식(FCFS) 도입 방안을 채택했다. 가스비 인상 등으로 트래픽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안 보다는 합의 알고리즘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정 가스비 정책이 아닌 변동 가스비 정책을 통해 과도한 트랜잭션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식을 병행할 예정이다.
클레이 투자자들은 앞으로 남은 AMA에서 클레이튼 생태계 미래 전망에 대해 가늠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산 블록체인 클레이튼 생태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쟁글 관계자는 "클레이튼 낮은 수수료 강점은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에서 클레이튼을 대체할만한 블록체인이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와 관련된 메인넷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클레이튼 기반 생태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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