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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그냥 떠나보내긴 아쉬운 봄, ‘피크민블룸’과 꽃 심어볼까

(사진 오른쪽) 피크민블룸 이용자들이 홍대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연남동 일대를 걸으며 심은 꽃이 즐비하다.
(사진 오른쪽) 피크민블룸 이용자들이 홍대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연남동 일대를 걸으며 심은 꽃이 즐비하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힐링’ 슬로건을 내세운 게임이란 게임은 다해봤지만 힐링은커녕 스트레스만 더해졌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 이 게임에는 흔히 일컫는 노가다도, 매일 상대와 경쟁적으로 해야 하는 일정 과제도 없었다. 내가 걷는 길이 꽃이 되는 게임, ‘피크민블룸’이다.

나이언틱이 제작하고 닌텐도와 나이언틱이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실시간 증강현실(AR) 게임 피크민블룸(PIKMIN BLOOM)은 게임 특성 때문에 언뜻 ‘포켓몬고(Pokémon GO)’와 닮아보이긴 하지만, 귀여운 ‘피크민’ 유무로 차이점은 확실하다.

피크민은 닌텐도에서 개발한 지식재산(IP)으로,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든 생명체다. 게임을 시작할 때 모종과 이를 심을 수 있는 슬롯을 받을 수 있다. 피크민은 모종에서 탄생한다. 모종에서 피크민을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걸음 수는 1000걸음부터 1만 걸음까지 다양하다.

피크민에게는 ‘정수’를 줄 수 있다. 정수를 받아먹은 피크민은 이용자에게 꽃잎을 준다. 꽃잎은 하얀 꽃잎부터 노랑 꽃잎, 빨간 꽃잎, 보라 튤립까지 다양하다. ‘꽃 심기 모드’를 시작하면 이용자가 걷는 길에 꽃잎이 사용되고, 꽃을 심을 수 있다.

이용자가 게임을 켜고 걸을 때마다 캐릭터가 메고 있는 가방 숫자가 늘어난다. 만보기 개념이다. 꽃을 심다보면 모종의 성장 속도 역시 최대 30%까지 높아져 피크민 육성에도 도움이 된다. 지도상에는 다른 이용자가 심은 꽃들도 함께 표시돼 우리 동네에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피크민 블룸을 즐기고 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홍대입구역 부근은 강남역 부근보다 꽃이 가득 피었다.

피크민과 함께 길을 걷다 보면 커다란 빅 플라워를 발견할 수 있으며, 꽃봉오리 상태에서 주변에 일정량 꽃을 심으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개화 시 딸기나 오렌지, 복숭아 같은 과일도 얻을 수 있다. 혹시 거주 중인 집이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될까봐 걱정된다면, 설정에서 개인 구역을 꼭 설정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모종은 꽃 심기를 하거나 탐험 등을 통해 나온다. 빨강, 노랑, 파랑, 보라, 하양, 날개, 바위피크민 모종을 비롯해 무작위로 부화하는 큰 모종까지 획득 가능하다.

레벨 15가 되면 피크민과 하루 세 번 도전할 수 있는 챌린지도 열린다. 챌린지에서는 소, 중, 대 크기의 버섯을 대상으로 피크민 부대를 보내 버섯을 부숴야 한다. 클리어 시간에 따라 등급이 나뉘며 짧은 시간에 완료하면 과일 보상도 증가한다.

매달 특정 주말에는 커뮤니티 데이도 진행된다. 커뮤니티 데이 당일에는 1만 걸음을 걸으면 다양한 업적과 수집의 재미를 선사하는 배지를 획득할 수 있다. 배지는 데코피크민, 걸음 수, 키운 피크민 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집계된다.

앱에 내장된 AR 카메라 모드를 통해, 카메라를 킨 상태로 평평한 장소를 비추면 이용자가 키우는 피크민들이 등장한다. 오후 9시가 되면 피크민블룸에서의 하루도 마무리된다. ‘데일리 로그’를 통해 이용자는 하루 동안 촬영한 사진을 골라 다이어리처럼 수록하고, 간단한 메모로 그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힐링’을 받는다는 건 어쩌면 아이러니하지만 이 게임이라면 가능할 듯 했다. 배터리 소모가 상당히 빠르고, 통신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문구가 쓸데없이 자주 뜨는 것 외엔 큰 단점은 없었다. 그저 건강하게 걸으면 그 길이 알아서 ‘꽃길’이 됐다.

최근 커뮤니티 데이를 놓쳐서 아쉽긴 했지만, 업데이트 속도에 맞춰 따라갈 필요 또한 없었다. 자기 만족만으로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힐링 게임이다. 걷는 게임이 대세이니만큼 초심자에겐 특히 제격으로 보인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갈 때, 생각이 많아서 정리가 필요할 때 꽃을 심는 일만큼 힐링을 받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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