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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백과] CDN과 넷플릭스 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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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 국내 인터넷사업자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관련 소송 중인 넷플릭스는 자사 CDN인 ‘OCA’를 통해 이를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OCA(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는 넷플릭스가 지난 2011년 개발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솔루션이다. CDN은 비디오나 게임 등 대용량의 디지털 콘텐츠를 지리적 제약 없이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보통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의 데이터센터(네트워크)에 ‘캐시서버(네트워크 거점, PoP)’를 설치, CP(콘텐츠 제공업체)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미리 옮겨놓고 수요가 있을 때 해당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즉, 접속을 요청한 사용자와 가장 근접한 곳에 캐시서버를 두고 응답하게 함으로써 콘텐츠 전송속도를 향상시키고, 데이터 전송시 중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속도 저하 및 데이터손실을 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CP들은 아카마이나 라임라이트네트웍스 같은 글로벌 사업자나 국내에선 GS네오텍과 같은 CDN 전문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자체 CDN인 ‘OCA’를 만들어 전세계에 자사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배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OCA를 만들기 전에는 넷플릭스도 아카마이의 CDN을 활용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에 걸쳐 자사의 모든 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관한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AWS이 CDN 서비스인 ‘클라우드프론트’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OCA만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2억2184만명(2021년 말 기준)의 구독자들에게 대량의 동영상을 안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넷플릭스의 입장에서 CDN은 서비스의 핵심이다. 높은 사용자 경험이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인 만큼 고품질의 스트리밍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넷플릭스의 핵심 가치다.

이에 따라 콘텐츠가 저장돼 있는 AWS 스토리지에서 전세계 ISP에 설치된 서버로 이를 전송해 안정적인 동영상 송출을 하고자하는 것이 OCA의 존재 이유다. 현재 넷플릭스는 전세계 158개국에 1만7000대의 OCA를 운영 중이며, 그동안 약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히고 있다. 넷플릭스의 OCA는 다른 CDN 서비스와 시스템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OCA는 자사 콘텐츠의 전 세계 배포를 위해 넷플릭스가 전세계 ISP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어플라이언스(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장비다. 2U 크기의 슈퍼마이크로 서버에 자체 개발한 프리BSD 기반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더 빠른 전송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제작된 OCA 장비(플래시 어플라이언스)의 경우,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해 초당 최대 190Gbps를 처리할 수 있다. OCA 스토리지 서버의 경우, 원시(RAW) 데이터 기준 최대 360TB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미국과 홍콩에 있는 넷플릭스 OCA에서 전용망을 통해 국내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미국과 홍콩에 있는 넷플릭스 OCA에서 전용망을 통해 국내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한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OCA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향상시켜 콘텐츠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CA에는 각 국가별 사용자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부터 우선 배치된다. 넷플릭스는 ISP가 오픈커넥트를 설치하면, 트래픽을 대폭 줄일 수 있어 ISP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 홈페이지에는 자사의 기본 요구 사항을 충족한 ISP에게는 OCA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OCA를 바라보는 ISP의 입장은 다르다. 2020년부터 시작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소송도 바로 이러한 입장 차이에서 기인한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OCA를 자사 망에 설치하기 위해선 다른 CDN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내망 이용료, 공간 사용료(데이터센터 상면비용), 전기 사용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넷플릭스는 OCA 시스템만을 무료로 제공할 뿐, 위의 비용은 ISP가 부담해야 한다.

SK브로드밴드는 다른 CDN과는 달리 넷플릭스가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하기 때문에 이같은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아카마이 CDN을 사용하던 넷플릭스도 미국 내 다운로드 트래픽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OCA를 개발했지만, 상용 CDN을 이용할 때보다 유지비용을 대폭 절약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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