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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톡톡] 반도체 수급난 이어 러·우크라 전쟁, 현대차 신저가 기록

주식시장에서 IT종목들은 시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목들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은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IT종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투자가 투기로 일순간 변모하지 않도록 <디지털데일리>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통찰력을 같이 쌓아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현대차, 러·우 전쟁에 신저가 기록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현대차가 28일 오전장에서 16만8000원에 거래되면서 신저가를 기록하는 하루를 보냈다. 오전 내내 파란불이 켜졌던 현대차 주가는 시간이 거듭되면서 매수 물량이 쌓이며 전 거래일 대비 0.57% 오른 17만50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해당종목을 각각 5852억원, 328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개인은 7186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24일 52주 최고가인 24만9000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차 주가 하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국내 자동차 수출입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에 현지공장을 운영 중이고, 기아차와 합한 판매 비중이 약 8%가량에 이른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 SWIFT) 결제망에서 퇴출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자동차업계 불황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일부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200여 개국 1만1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이다. 이에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외국으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다.

증권업계도 자동차 업계의 러시아 노출도가 크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손해는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에 현지공장(HMMR)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1월 기준 출하대수는 글로벌 공장 출하의 6.4%를 차지했다. 현지 공장 출하 대수의 39.5%는 기아 위탁생산 모델인 리오(Rio)였다"며 "러시아 내수 경기의 일시적 위축과 루블화 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안정화가 지연된 상황도 자동차업계에는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공급 부족 및 물류 차질로 인해, 전기동력원으로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누적된 자동차 이연 수요가 많다"며 "생산 정상화 시점이 지연되면서 주가 측면에서 피로도가 누적되고 신뢰도가 약화된 상태"라며 진단했다. 즉 글로벌 자동차 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증가한 백오더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백오더는 풍부하기 때문에 3분기부터 생산회복 가시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는 전년대비 13.4% 증가한 약722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수급 정상화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기존대비 약 2.3% 하향 조정한 수치지만, 견조한 수요로 인해 하반기 생산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수치다.

올해 현대차의 주요 라인업으로는 지난해 말 미국시장에서 출시한 아이오닉5와 함께, 올해 상반기 GV60, 하반기 아이오닉6까지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 출시가 남아있다.

◆풍원정밀, 따상은 실패…성장 기대는 폭발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풍원정밀이 상장 첫 날 따상(공모가의 2배인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직행)에는 실패했다.

코스닥 상장사 풍원정밀은 1만5200원의 공모가보다 32.9% 높은 2만2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첫거래를 시작했다.

풍원정밀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1690개 기관이 참여해 1556.53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3200~1만5200원) 최상단인 1만 520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일반 청약 경쟁률 2235.98대1, 증거금만 12조7451억원이 몰렸다.

풍원정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부품 업체로 1996년 설립됐다. 특히 풍원정밀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파인메탈마스크(FMM) 국산화에 뛰어들어 매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FMM은 AMOLED 발광층 증착을 위한 메탈 마스크로 제품 해상도와 수율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부품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은 오픈메탈마스크(OMM)과, 스틱바마스크(SBM)다. 이 중 SBM은 LG디스플레이 WOLED와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내 독점 공급 중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풍원정밀의 폭발적 외형 성장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국내에서는 회사가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FMM 원천 특허 때문이다. FMM은 기술 진입 장벽으로 인해 일본 업체 DNP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하나금융투자 최재호 연구원은 " FMM은 높은 정밀도와 균일성이 필요한 제품으로 5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책과제와 투자조합(SVIC 55호)의 지원을 통해 FMM 국산화에 성공한 풍원정밀은 주요 고객사로 FMM을 공급할 것으로 파악되며, 선제적으로 투자한 8세대 FMM 생산라인이 올해 6월 구축 완료 및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고객사의 FMM 수급 이원화 필요성에 따라 국내 FMM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기업 DNP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며, 2022년부터 고부가가치 시장 진입을 통한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OLED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주요 고객사의 매출 성장과 함께 풍원정밀의 매출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와 같은 근거에 기반한 2022년 풍원정밀 예상 매출액은 863억원, 영업이익은 177억원이다. 2023년 매출액은 1824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이다. 지난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417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올해부터 국내 주력 고객사로 하프(Half) 6G용 FMM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우선 FHD급 스마트폰용 OLED 증착 공정을 시작으로 향후 QHD급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DNP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고객사 패널 제조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고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점 공급하고 있는 SBM도 풍원정밀의 가파른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WOLED 패널 출하량은 2021년 750만대에서 2022년 100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도 QD-OLED 양산을 본격화하면서 약100만대 가량 생산할 것으로 보여 두 고객사 모두에 SBM을 독점 공급 중인 동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진격의 거인 LG에너지솔루션, 불안한 출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날 장중 상장 이후 최저가인 40만4000원을 기록했다. 장 마감은 전일대비 1.9% 하락한 41만2000원에서 마쳤다.

이는 기관 투자자의 1개월 의무보유 물량이 해제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관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 175만471주에 대한 의무보유가 해제됐다. 기관에 배정된 전체 물량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7142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보통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는 날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는 많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 4.21% 크래프톤 5.89%, 카카오페이 1.68% 내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에도 최저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상장 후 처음으로 100조 아래로 하락했었다. 이날 역시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깨진 상태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으로 2위로 증시에 진격했으나, 금리인상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 25일 종가 42만원 기준으로 상장일 최고가 59만8000원 대비 30% 가까이 빠진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 한 지난 24일에는 장중 6%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주에만 LG에너지솔루션을 1970억원 팔아치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LG화학과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도 상위 종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날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공매도 대상 종목이 된다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지수 신규상장 특례편입 기준을 충족해 코스피200을 포함해 코스피100, 코스피50, KRX100 등 4개 지수에 새로 편입된다. 변경된 지수 구성종목은 오는 3월 1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KODEX와 TIGER 2차전지 ETF의 LG엔솔 편입은 마무리됐지만, 시가총액 4000억원 규모인 2차전지 K-뉴딜 ETF의 LG엔솔 편입은 아직"이라며 "이 ETF 편입 등에 따라 LG엔솔 매입 수요는 약 5000억원 내외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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