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의 생존 및 성장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AI(인공지능),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분야에 투자 의지를 보이며 신기술과 신사업 영역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EY컨설팅은 이와 같은 결과를 담은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대표 박용근)은 지난달 국내 기업 CEO 및 임원들을 초청해 개최한 ‘2022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 계획과 경영 혁신 전략을 분석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 경영인 319명은 향후 2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집중 투자할 분야로 AI(61%), 메타버스(48%), 클라우드(36%), 블록체인·NFT(26%) 등을 지목했다(중복응답 포함). 지난해 동일한 질문에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던 IoT(사물인터넷)와 로보틱스는 순위가 하락하고 그 대신에 메타버스와 NFT가 기업들의 신규 관심사로 급부상했음이 드러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 대기업들은 AI(66%)와 블록체인·NFT(34%) 분야에 집중도가 높았던 반면, 자산 규모 5조원 미만인 기업들의 응답은 AI(60%) 외에도 클라우드(32%)와 사이버보안(28%) 분야에도 비교적 고르게 분산되어 있었다. 클라우드와 사이버보안에 투자하겠다는 대기업은 각각 9%와 2%에 그쳤다.
이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동력인 클라우드 전환과 보안 구축을 이미 마쳤으며 투자의 관심이 이미 메타버스, NFT 등 신기술 투자로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IT 인프라 구축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선결과제임을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2년간 기업 혁신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9%는 ‘신규 사업 분야 개척’을, 28%는 ‘차세대 신기술 투자’를 선택하여 기업인의 과반수(67%)가 단순히 기존 사업을 재편성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인 경영 혁신의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자본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들의 경우 이런 능동적 혁신을 선택한 비율이 도합 71%에 달한 반면, 자본 규모 5조원 미만의 기업들은 기존 사업 강화(13%) 또는 운영 효율화(24%) 같이 투자 부담과 사업 리스크가 덜한 방식에 여전히 관심을 보였다.
김정욱 EY컨설팅 대표는 “이런 초양극화(The Great Divide) 시대에 기업의 성장을 결정짓는 요소는 바로 과감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와 NFT는 새로운 영역인 만큼 아직 표준 기술이 정립되지 않아서 선도 기술이나 업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M&A나 파트너십 등 적절한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먼저 확보한 후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규 수익 모델을 발굴할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향후 2년간 포스트-팬데믹 시대의 기업 대응 전략에 가장 중요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 64%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목했다. ‘산업 간 파트너십’(21%)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