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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넷플릭스-韓국회 CES 회동…망사용료 갈등 전면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우리 국회가 지난달 넷플릭스 C레벨 임원들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최근까지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이용대가 문제에 관해 국회에 당사 입장을 적극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국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조승래 간사를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 기간 넷플릭스 측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과방위 소속 이용빈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김영식·황보승희 의원(국민의힘) 그리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의 양향자 의원(무소속)까지 총 5명이 참석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지난해 한국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바 있는 딘 가필드 정책부사장을 포함해 벨라 바하라 콘텐츠 부사장 등 글로벌 C레벨 임원들이 모두 자리했다.

이날 만남은 넷플릭스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최근 국회 과방위에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납부 또는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 하는 등의 법안이 연이어 발의된 데 대해 입장을 설명하고 국회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ISP에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아 ‘망 무임승차’ 논란 속에 있다. SK브로드밴드에는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1심에서 패소했다. 지금은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이날 회동에서 가필드 부사장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정책으로, 한국 시장만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인 ‘오픈커넥트’로 국내 ISP의 트래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다시 강조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의 망 이용대가 요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당사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망 이용계약 관련 법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 중 다시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국회와 소통의 자리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직접 국회 설득에 나선 데는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ISP들의 망 이용대가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도이치텔레콤·보다폰 등 유럽 주요 통신사들로 구성된 유럽 통신네트워크 사업자협회(ETNO)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한국에서 세계 첫 망 이용대가 의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넷플릭스의 입지는 줄어들고,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법안 발의가 잇따를 수 있다.

현재 국회 과방위에는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식 의원(국민의힘), 김상희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이원욱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양정숙 의원(무소속) 등 5건의 유사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대형 CP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거나 최소한 망 이용계약 협상을 치르게 할 수 있도록 한 법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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