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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논란②] 코인 투자자들 자금은 위메이드 전용 저금통?

-“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겠느냐”
-“위믹스 백서에 다 나와있는 이야기지만…위믹스 홀더(투자자)와 소통 부족했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해당 질문은 지난해 11월 ‘지스타2021’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위메이드 덕분에 국내 게임주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장 대표 말 한 마디에 주가가 바뀌자 일각에서 장 대표를 두고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부른다는 의미다.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가 하려는 것은 단순히 마켓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시장을 변화시키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 이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앞으로 열심히, 잘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장현국 대표는 다른 의미에서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지난해 한때 세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말 한 마디에 환호하고 좌절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과 밈 주식 등을 언급하며 시세를 출렁이게 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위믹스 홀더(위믹스 투자자)에게는 그렇게 여겨질 수 있다.

13일 장 대표는 유튜브 알고란을 통해 “상반기 중 매달 1000만WEMIX를 시장에 추가로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상반기 중 위믹스 유통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1월31일 기준 1억5821만WEMIX로, 2월28일 기준 1억6796만WEMIX로, 3월31일 기준 1억7777만WEMIX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10억WEMIX 가운데 판매 중인 위믹스는 4836만3226개에 불과하다. 위믹스 유통량이 적어 희소가치와 가격도 높았던 만큼, 물량이 풀리면 우하향 그래프가 자연스럽게 그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왜 이렇게 논란일까=‘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선두주자 입지를 굳히고 국내 게임업계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던 장현국 대표. 그는 지금, 해명에 바쁘다.

문제 시작점은 지난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믹스 발행량(10억WEMIX)의 73%를 보유한 지갑에서 1000만WEMIX가 빠져나갔다. 위믹스 발행량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갑이므로 해당 지갑이 위메이드 지갑임을 추측할 수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배경이다. 업계는 매도한 물량이 1600억원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 11일 위믹스 장중 가격은 30% 가까이 떨어졌다. 위메이드 주가도 전날 8.84% 급락한 13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현국 대표는 12일 유튜브 알고란에서 “해외시장에 위믹스 일부를 장기간 분산매도한 것”이라며 “매도 대금도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 및 투자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추가 매도를 통한 위믹스 생태계 투자를 계속해서 이뤄나갈 것이란 부연도 했다.

◆우연의 일치? 내부 정보 새어나갔나?=지난 10일 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는 “원래 이거 얘기하면 안되는데...위믹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1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되기 직전날이었다. 작성자는 “내일 큰 펌핑으로 우상향. 원래 외부에 이야기하면 안되는데...”라고 적었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에도 답변을 달았다. 본인이 업비트 및 위메이드 내부자는 아니며, 많은 공부와 정보공유방으로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위메이드가 매도한 사실이 알려진 후 가격이 3000원대까지 곤두박질치던 위믹스는, 11일 업비트 기습 상장 소식에 다시 ‘펌핑’됐다.

이에 대해 한 코인 투자자는 “코인거래에선 늘 있는 일”이라며 “누군가는 얻어걸리기도 하겠지만, 깜깜이 거래 특성 때문에 정말 내부에서 정보가 새어나가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아무리 장현국 대표라도,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외부로 새어나가고 있는지 파악은 힘들며, 가상자산의 불확실성은 어쩔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유튜브 ‘알고란’ 갈무리
사진=유튜브 ‘알고란’ 갈무리
◆위믹스 홀더(위믹스 투자자)는 봉?=6일 한 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장 대표는 “블록체인 관련 투자 재원은 주로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토큰에서 조달한다. 총 발행량 10억개 토큰 가운데 7억4000만개를 생태계 활성화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6시27분 위믹스 토큰 가격은 9490원대. 장현국 대표가 백서를 활용해 언급한한 7억4000만개를 환산하면 무려 7조226억원 규모다.

최근 위메이드는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를 인수했다. 2월까지 1600억원 넘는 현금을 준비해야 하지만 보유한 현금은 그의 반도 갖고 있지 않았다. 주식 등 내다 팔 자산이 있지도 않았다. 재무제표상으로는 불가능한 딜이었지만, 인수 자금을 위해 위믹스는 여기서 쓰였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결국 위믹스 생태계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한다.

일부 위믹스 투자자들은 “위믹스 생태계를 위해 쓰여야 하는 자금을 왜 타 기업 인수에 쓰고 있는지 그 의혹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반발한다. 조 단위 물량이 투자라는 이름으로 풀려버리면 위믹스 가격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믹스를 매도해 현금화하면 가격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다른 방식을 택하라는 것이다.

또, 이들은 위메이드에게 코인 투자자들을 위한 친화적인 정책을 요구하며, 위메이드 위믹스 재단의 기업 이미지 관리도 요청했다. 결국 위믹스도 글로벌을 정조준하고 있는 플랫폼이자 가상자산이다. 글로벌 투자자를 원한다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방치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2021에서 “내부적으로 ESG위원회를 신설했으나 공부가 아직 덜 됐다”고 답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위메이드에 위믹스를 굳이 현금화하지 말고, 다른 기업에 위믹스를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이미 그런 방식도 택하고 있다”며 “다음 달 사후공시부터는 위믹스를 직접 투자한 경우와 위믹스를 현금화해 투자한 경우를 구분해서 안내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한편, 장현국 대표는 12일 유튜브 알고란에서 최근 불거진 ‘먹튀’ 논란에 대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위믹스 생태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위메이드는 앞서 발표한 ‘위믹스 백서’에 예고된 기준에 따라 위믹스를 매도, 회사 가치 성장을 위해 활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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